첫 출근날의 설렘과 떨림을 기억한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인사를 건네는 직원들에게 어색한 미소를 짓고, 조금이라도 실수할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그날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나 자신조차 낯설게 느껴졌다.
‘난 아마 회사원은 되기 힘들 거야.’
낯가림이 심하고 마음을 열기까지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했기에, ‘난 회사에 다니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회사원 체질이 따로 있는지 의문이 들면서도 쉽게 적응하는 사람이 회사원일 거라고 내 나름의 정의를 내렸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던히 녹아들 수 있는 사람이 회사에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어렴풋이 믿었던 것 같다.
관계를 시작하는 건 나에게 항상 어려운 일이었다. 어떤 말로 대화를 시작할지, 표정이 굳어있지는 않을지 너무도 많은 걱정과 두려움이 한꺼번에 머릿속을 채워서, 새로운 관계를 맺기보다는 익숙한 관계에만 머무르려고 했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낯선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가득한 채 긴장한 마음으로 회사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막상 다녀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다행히도 나와 회사가 잘 맞았던 거 같다. 둥글둥글한 사람들이 모여 동글동글한 말을 하고 적당한 마음 간격을 유지하며 일하는 곳에 다닌다는 것은, 관계가 서툴렀던 나에게 행운이었다.
심지어 회사에 다니는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일’을 해서 경제력을 갖는다는 것, 새로운 지식을 계속 머릿속에 입력해서 앎의 기쁨을 안다는 것, 소속감을 느낀다는 것은 매일의 즐거움이었다. 관계 맺는 데 여전히 서투르긴 했지만 먼저 건넨 말에 돌아오는 미소에서 용기를 얻고, 난 조금씩 나아졌다.
그 미소. 오랜 인연을 같이 해온 친구들과도 그 미소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서로에게 건넨 미소로 마음의 문에 걸린 빗장을 풀고 걸어 들어와서, 얼굴을 보여주고 마음을 건네주면서 우리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나갔다. 회사 학교 만난 장소가 어디든, 인연을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건 우리가 당장 건넬 수 있는 작은 배려에서 온다는 걸 이제 안다. 여전히 관계 맺는 데 시간이 걸리고 세련된 말로 나를 다듬어 낼 순 없지만, 중요한 건 그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진심과 용기라는 것도 안다.
‘그 미소’의 힘을 믿고 나도 미소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