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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소이 Nov 04. 2022

인생 탐구생활을 시작하다

- 고요하면서도 착실히 반짝이는 생활일기

 내 앞에 놓인 길만 바라보며 쉼 없이 걷다가 가끔 뭔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열심히 살아가는 것 같은데도 왠지 마음이 계속 채워지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매일 해야 하는 업무와 감당해야 하는 일상을 착실히 수행하면서 삶에 대한 의구심은 잊혔다.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잠시라도 내 삶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심이 들었을 땐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평소보다 오랫동안 남아있던 날이었다. 


 주위에서는 조금의 흔들림 없이 선포한 나의 결정을 걱정했지만, 정작 난 편안했다. 지난 몇 년 동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풍경과 객체들이 마음속에 하나씩 들어차서 명확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기에. 그 호기심을 하나씩 풀어가며 충만해질 삶을 생각하니 불안보다 더 큰 설렘으로 두근거렸다.


 회사의 울타리 안에서 직급으로 정체성을 만들어왔던 난, 회사를 떠나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나를 탐구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내 인생은 어느 누가 대신 살아주는 게 아니니까, 내가 만들고 내가 책임지는 것이므로 제대로 삶의 방향성을 정비하고 가꾸고 싶었다.


 그리고 알고 싶었던 또 한 가지, 소속된 그룹에서 벗어났을 때에도 구성원들과 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까. 내가 다른 삶의 형태를 가지게 되어도 주변의 인연들이 계속 이어지고 삶을 이루는 서로의 풍경이 되어줄 수 있을까. 


 앞으로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그 무엇이든, 더 좋은 삶을 만들 거라고 믿으며 착실하게 기록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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