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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스트 Oct 31. 2024

날마다 조금씩 단단하게

Episode 21. 회양목

"박 작가, 요새 좀 뜸하네?"


한동안 브런치에 새 글이 올라오지 않는 것을 지켜보던 동생이 놀림 반 걱정 반 안부를 묻는다. 작가는 무슨... 그래도 물어봐줘서 고맙다.


그간 내게 무슨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남들과 마찬가지로 9월은 무더위에 녹아웃이 되는 날이 많았고, 10월은 새로운 업무에 녹아웃이 되는 날이 많았다. 이제 좀 정신 차려야지 하고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11월이 코앞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공원길을 따라 심어진 회양목 가지 끝이 반짝거린다. 큰광대노린재 유충들이 월동을 위해 모여있었다. 석회암지대인 강원도 회양에서 많이 자라서 붙은 이름, 회양목. 영어로는 Boxwood.


회양목의 성장속도는 어찌나 느린지 지름이 한 뼘 정도 되려면 수백 년이 걸린다. 대신에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해서 코끼리 상아만큼이나 귀한 조각재료로 대접받아왔다.


소나무처럼 수형이 멋들어지지도 전나무처럼 우뚝 자라지도 사람들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상록수이지만, 날마다 조금씩 단단하게 성장하는 회양목 같은 작가가 되어야지, 다짐하면서…


반성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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