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그거 써, 편지 쓰기!

마음을 전하는 방법이란

by 영원



취미에 대해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저는 특히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이라는 정의를 좋아합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취미는 꼭 전문적인 일이거나 능력이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그저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힘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저는 취미가 많은 편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편지 쓰기입니다. 처음에는 편지를 취미로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열네 살 새 학기 때, 취미를 소개하는 시간을 통해 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노래 듣기나 사진 찍기 같은 취미를 고민하고 있었지만, 그 순간 친구들이 말했습니다.

“너, 그거 써! 편지 쓰기! “

그 순간, 저는 ‘편지 쓰기가 취미가 될 수 있구나 ‘라는 신선한 충격과 함께 취미가 꼭 나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저는 편지 쓰기를 자랑스럽게 제 취미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왜 내가 편지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가장 큰 이유는 ‘마음을 전하는 가장 진실한 방법’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앞서 말한 취미의 정의에 따라, 저에게 편지 쓰기는 아름다움을 가장 크게 느끼는 취미인 것입니다. 편지를 쓸 때, 그 사람에게 몰입하는 제 모습을 참 좋아합니다. 편지를 쓰기로 마음을 먹고, 그 사람과 어울리는 편지지를 고르며, 제정신은 온전히 그 사람에게 집중됩니다. 때로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지만, 어떤 때는 한 시간이 넘기도 합니다. 한마디 한마디 고민 없이 써 내려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마디를 시작하기 조차 어려운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시간이 걸리던 그 사람과 함께한 시간과 나눈 이야기를 떠올리며, 점점 더 그 사람을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보냅니다. 한 번은 친한 언니에게 편지를 쓴 적이 있습니다. 특별한 날은 아니었지만 왜인지 언니에게 편지를 써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날입니다. 처음에는 큰 목적이 없었던 편지이지만, 다 쓰고 보니 저는 어니에게 “고마워”라는 말을 잔뜩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입시를 치르며 저에게 큰 위로를 준 언니에게 고마운 마음은 전해도 끝이 없었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아 편지를 쓰다 보니, 언니가 매일같이 챙겨주었던 응원문구도 떠올랐고, 야자가 끝난 후 펑펑 울며 언니와 고민을 나눈 시간도 떠올랐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시간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편지는, 저에게 따뜻한 원동력입니다.


편지를 다 쓰고 나서 읽어보면, 저는 그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돌아보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리고 이 시간마다 저는 편지를 쓰는 일이 꼭 남을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이렇게 정성껏 쓴 편지를 전달하면, 그들은 마치 제 시간을 엿본 듯이 저에게 감동을 전해줍니다. 편지를 저에게 생전 처음 받아봤다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는 편지를 생전 써본 적이 없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에게 열여덟 봄에 편지를 전달했고, 일 년이 더 지난 열아홉 겨울, 생각지도 못한 답장을 받았습니다. 그는 저에게 편지를 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답장을 쓰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어. 덕분에 네가 얼마나 나를 생각해 주는지 알 수 있었다. “

그의 말을 듣고 받은 편지는 정말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한 그의 편지는 제가 받은 어느 편지보다 저에게 소중합니다. 흰 사절지에 어순도, 표현도 어느 하나 맞는 것이 없었지만, 읽는 내내 웃음이 나는 편지였습니다.


이처럼 그들의 감정이 진심으로 전해질 때, 저는 다시 한번 그와의 관계에 대한 단단함을 느끼고, 편지의 힘을 체감합니다. 요즘은 편지 쓰는 법까지 검색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저는 여러분이 편지 특유의 느낌과 기분, 분위기를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생각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보는 건 어떨까요?


24년 초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