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선택은 없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따라 삶이 달라지기도 한다. 나 역시 지금까지 살아오며 수많은 선택을 해왔다. 어쩌면 지난 20년 간의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름대로 옳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내 삶을 붙잡는 고질적인 고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사이에서의 선택이다. 어릴 적부터 나는 ‘꿈’에 대한 욕망이 컸다. 그렇다고 꿈이 많았던 것은 아니고, 한 분야에서 꾸준히 꿈을 키워왔다. 쉽게 말해, 한 우물만 파며 살아온 셈이다. 유치원 시절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내 꿈은 작가였다. 방송 작가도 좋고, 소설가도 좋았다. 어쨌든 나는 글을 쓰는 일이 하고 싶었다. 글을 쓸 때, 나는 무엇인지 모를 힘에 몰두하며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 머릿속에 작가라는 꿈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중학교 2학년 진로 상담을 기점으로 혼란이 시작되었다.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며 어른들은 작가라는 꿈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어려울 거라고 말했다. 나도 작가가 되기를 바랐지만, 그 길이 쉽지 않다는 현실을 알고 있었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너무나 많고, 명성을 얻기는 더욱이 힘든 분야이다. 나는 글을 쓰는 것은 좋았지만, 내가 그 분야에서 성공할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
그렇게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나는 좋아하던 글을 잠시 미뤄두고, 주변에서 추천해 준 마케팅 분야를 새로운 꿈으로 들이게 되었다.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마케팅에 점점 더 자주 접하다 보니, 어느새 마케팅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 되었다. 그런데 또 한 번의 갈림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케팅은 포괄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영역을 고르는 일이 중요한데, 나는 특히 공연과 관련된 마케팅에 관심이 많았다. 사실 중학교 2학년 당시에도 공연 마케팅에 중점을 두었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시절, 주변의 환경과 조언에 따라 나는 ‘광고’ 분야의 마케팅에 더 몰입하게 되었다. 그 결과, 마케팅이라는 큰 틀 안에서 내가 잘하는 것은 광고였다. 여전히 마음 한편에는 공연 분야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었지만, 광고를 꿈으로 두고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어쩌면 진실된 꿈이 아니었던 것 같다.
대학교에 진학한 후, 나는 진로에 대해 탐색할 기회가 많아졌다. 입시라는 틀에서 벗어나니, 더 넓은 세상이 보이는 기분이었다. 자연스럽게 내 관심은 공연 분야로 집중되었다. 그동안 단지 좋아하기만 했던 분야였지만, 나는 이제 그 분야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었다. 공연은 내가 잘하는 분야가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분야였다. 학창 시절과 달리 대학교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기에, 나는 공연 기획 관련 강의도 듣고, 봉사 활동도 참여하며 점점 더 많은 것을 배워가고 있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어 공부하는 과정이기에, 나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나도 즐겁고 소중하다.
그동안 나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대학교에 오면서 나는 그 고정관념을 깨기로 결심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새로운 갈림길이 계속 나타난다. 하지만 이 갈림길에서 반드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좋아하는 일이든 잘하는 일이든 진심을 다해 임한다면, 나는 그 순간 진정으로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24년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