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똥이 없는 똥똥이 생일을 보내고
똥똥이 생일이 며칠 전이었습니다
매년 다 함께 보내던 생일을 이번에는 저희끼리만 보냈네요
생일 때는 어김없이 제일 좋아하던 케이크를 사주고 외식했는데
올해는 똥똥이가 없는 똥똥이 생일을 보내보았습니다
이 또한 예습인가 싶어서 마음 한구석이 며칠 서걱서걱했습니다
멀어진다는 거 떨어진다는 거 몸이 아닌 마음이 받아들이기 시작하네요
문득 친정엄마가 떠오르기도 하더군요
저는 달랑 1명 가지고도 이리 예습을 하면서 견뎌내는 데
친정 엄마는 8남매를 예습도 없이 하나 둘 품에서 떠나보내고 어찌 견딘 건지?
그 세월 무던히 버텨낸 엄마가 너무 존경스럽고 그리울 뿐입니다
자식의 생일상 하나 못 챙겨준 거 가지고 이리 쓰라려하면서
평생 엄마 생일상 하나 못 차려 준건 어찌 마음 하나 쓰려하지 않았는지?
이런 불효녀가 또 어디에 이 세상에 존재할까 싶기도 한 날들이었습니다.
똥똥이 없는 똥똥이 생일
자식 생일이면 제가 가장 힘든 날이었고 보람된 날이었는 데 쩝
가만히 생각해보니 억울하기도 하더군요
신랑에게 날 챙겨라 , 내가 낳는다고 고생했고 키운다고 고생했잖아라고 말할걸요
다음번에 또 똥똥이 없는 생일을 보낸다면 제가 다 챙겨 먹어야겠다고 각오를 해봅니다
엄마에게 태어나게 해 줘서 고맙다고 엄마 생일상 한번 못 차려 준 불효녀 주제에
저는 엄마 대접 단디 받으려고 하는 이 모순덩어리
언제쯤이면? 이 모순에서 완전히 벗어날지
코로나로 더위로 홍수로 많은 분들이 지치고 지친 2020년입니다
시련들을 겪고 나면 그저 웃고 또 웃는 날들만 가득하지 않을까 합니다
힘내서 견뎌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