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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verlove Aug 17. 2020

불량 엄마_189

똥똥이 없는 똥똥이 생일을 보내고

똥똥이  생일이  며칠 전이었습니다

매년  다 함께  보내던  생일을  이번에는  저희끼리만 보냈네요

생일 때는  어김없이   제일  좋아하던  케이크를  사주고 외식했는데

올해는  똥똥이가  없는 똥똥이 생일을 보내보았습니다

이 또한  예습인가  싶어서   마음  한구석이  며칠  서걱서걱했습니다


멀어진다는 거  떨어진다는 거   몸이  아닌  마음이  받아들이기 시작하네요

문득  친정엄마가  떠오르기도 하더군요

저는  달랑  1명 가지고도  이리  예습을 하면서  견뎌내는 데

친정 엄마는  8남매를   예습도 없이  하나  둘 품에서 떠나보내고 어찌 견딘 건지?

그  세월   무던히  버텨낸   엄마가  너무  존경스럽고   그리울 뿐입니다


자식의  생일상 하나  못 챙겨준 거 가지고  이리  쓰라려하면서

평생   엄마  생일상  하나 못 차려 준건  어찌  마음 하나  쓰려하지 않았는지?

이런  불효녀가   또  어디에 이 세상에 존재할까 싶기도 한  날들이었습니다.


똥똥이  없는 똥똥이 생일

자식  생일이면  제가  가장  힘든 날이었고  보람된  날이었는 데  쩝

가만히  생각해보니  억울하기도 하더군요

신랑에게  날  챙겨라  ,  내가  낳는다고  고생했고  키운다고  고생했잖아라고 말할걸요

다음번에  또  똥똥이  없는 생일을  보낸다면   제가  다 챙겨 먹어야겠다고  각오를 해봅니다


엄마에게   태어나게 해 줘서  고맙다고  엄마 생일상 한번  못 차려 준  불효녀 주제에

저는  엄마 대접  단디  받으려고 하는  이 모순덩어리 

언제쯤이면?  이  모순에서  완전히  벗어날지 


코로나로  더위로  홍수로  많은  분들이  지치고 지친  2020년입니다

시련들을 겪고 나면   그저  웃고 또 웃는 날들만 가득하지 않을까 합니다

힘내서    견뎌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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