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쓰기
카카오 임팩트의 첫 행사, 크레에이터스데이 를 다녀오고 나서...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더 됐다. 스팀잇이라는 블록체인 기반 SNS에서 먼저 시작했었던 나의 글쓰기는 브런치를 통해 많이 읽히게 되었고, 현재 개인이 운영하는 ‘포해피우먼닷컴’으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엔 아무것도 모르고 글을 썼지만, 올해엔 글을 쓴답시고 늘 word파일을 열지만 ‘산부인과’에 대한 정보 전달밖에 하지 못한 점은 늘 아쉬웠다. 그리고 글의 내용은 잘 전달되고 있는지 늘 의문이었다. 발전된 글쓰기에 대해 목말라 있던 나는 ‘카카오 임팩트’라는 좋은 기회에 신청했었고, 70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creators day 2018, 꿈과 땀을 임팩트하다!’라는 이름으로 4일 행사 중에서, ‘브런치, 글력’이라는 세션을 참가했다. 2시부터 시작하는 행사장에 조금 일찍 도착했지만, SNS 이벤트에 참여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글로서 생명력을 뿜어내는 creators’라는 하나의 주제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다는 사실은 병원에만 갇혀있었던 나에겐 경이로웠다. 그리고 질서정연하게 준비된 의자와 단체복을 입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의 스태프들은 완벽했다.
‘우와! 역시 기업은 다르구나...’ 행사의 진행은 막힘없이 너무 순조로웠다. 옆 사람과의 좁은 자리로 인한 불편함은 능숙한 사회자의 아이스브레이킹 덕택에 전혀 어색함은 없었다. ‘당이 떨어지면 안 된다’며 준비해준 쿠키 및 과일은 ‘발달 장애인이 직접 만든 착한 쿠키’로 사회적 기업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추운 겨울이었지만 강연장에서 따뜻함과 배려를 느낀 나는 어느새 편한 마음으로 사람들 사이에 앉아 있었다.
강연은 카카오 임팩트 대표이사 조수용, 가수이자 영화감독인 요조, 대리기사이자 기획자, 그리고 ‘지방시’의 저자 김민섭, 소설가 장강명, 작가 그리고 기자인 손화신, 시인이자 가수인 강백수(소개에는 가수가 먼저 나와 있으나 가수이기 이전에 먼저 등단하였기 때문에 나는 바꿔서 쓴다.)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모든 강의 내용이 나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지만, 기억해두고 싶은 일과 해보고 싶은 일은 4가지였다.
첫째, 요조 작가는 ‘한 사람을 위한 글을 써보라’고 제안했다. 나는 진료가 필요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글을 썼었다. 하지만 이젠 한 사람을 위한 글도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forhappywomen이라는 필명을 쓰지만 ‘아내와 어머니를 위한 건강 제언은 해본 적이 없을까?’라는 후회도 하게 되었다.
둘째, 김민섭 작가의 강연에서는 강의 주제와는 연관이 다소 없지만, 하나의 질문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왜, 지식을 만드는 공간이 햄버거를 만드는 공간보다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지 않는가?’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나는 저 문장을 보면서,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왜, 환자의 병을 치료해주는 공간이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지 않는가?’ 라는 질문에 빠지게 되었다.‘환자’의 병을 치료하는데 왜 그리 무심히도 진료를 했는지, ‘환자의 건강 회복’이라는 대의명분 하에서 함께 일했었던 ‘동료 후배 의사’들을 왜 그리 태웠었던지... 혼자 상념에 빠졌었다.
‘지방시’를 통해서 고백을, ‘대리 사회’를 통해 선언을 그리고 다음 작품으로 ‘제안’을 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강의 동안 어떤 고백, 선언, 제안인지 궁금했고 추후 책을 통해 그 궁금증을 풀 예정이다.
셋째, 장강명 작가는 ‘글力은 근력(筋力)과 발음이 같다’며 글과 운동을 비교하며 설명하였다. 운동선수가 종목과 특기가 다르듯 글쓰기에도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형태가 다름을 설명했고 실천 전략 제안으로 200자 원고지 800매라는 목표 하에 200자 20장 40회를 단행본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수립해보라고 제안해주었다. 지금은 ‘기획하는 글쓰기’가 아니라, 느꼈던 바에 대한 ‘반응하는 글쓰기’이지만, 하나씩 채워나가다 보면 바뀐 나의 글과 생각을 발견하게 되리라 믿는다.
넷째, 손화신 작가는 글을 ‘쓸수록 나는 내가 됐다’라고 말하였다. 은유와 상징, 쉬운 어휘, 리듬을 이용하며 간결화하려고 노력해야 나만의 색깔이 있는 작품이라고 말해주었다. 설명하다 보면, 글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쉽고 간결하되, 읽기에 쉬운 리듬감 있는 글로서 다가가야 했었던 것이다. 정보를 전달하는 글이라도 안 읽히는 글은 의미가 없을 테니 말이다.
강백수님의 <타임머신>이라는 곡은 듣다가 너무 유쾌하면서도 왠지 울컥하는 마음이 전해져 들으면서 눈시울에 눈물이 맺혔다. 그리곤 아버지께도 영상을 보내드렸다. 영상을 받은 아버지는 놀란 나머지 전화를 하실 것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강연자분들의 말은 막힘이 없이 부드러웠고, 하고자 하는 말은 강력하게 전달되었다.
#돌아온 나...
너무 깊지 않은 글, 읽히는 글, 도움이 되는 글을 적절한 형식 하에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200자 20매 40회를 작성해보려 한다. 하나의 주제로 800매를 작성할 수준은 되지 않아서 도움이 되는 글을 기획하지 못했지만, 나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도움을 받는 이가 생기리라 믿는다.
나의 이러한 변화가 강연을 했었던 조수용, 요조, 김민섭, 장강명, 손화신, 강백수에게 우연히도 읽히게 된다면 아빠미소를 짓게 해주지 않을까? 그리고 비록 주제가 없는 나의 살아 숨 쉬는 흔적의 글이지만 40회가 쌓이고 나면 소중한 인생 기록이 될 것임을 믿는다.
ps>
받았던 그날의 감정, 느낌 등을 표현하고 기억하기에 익숙한 방법은 사진이다.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사진으로 그때의 기억과 감정을 기억한다. 나의 고질적인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엔 다른 방식으로 남기고 싶어서 원고지로 강의에서의 느낌, 강의에서 배웠던 내용을 적어 보았다...
원고지에 글을 써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반갑다! 원고지야.”
ps2> 위 글은 원고지 17매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생각보다 20매 채우는게 쉽지 않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