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하의 『주면 그만이지』
오늘 서재에서 꺼낸 책은 김주완 작가의 『줬으면 그만이지』입니다. 경남 진주에서 평생 한약방을 운영하며 수십억 원의 재산을 조건 없이 사회에 환원하신 김장하 선생님의 기록입니다. "내가 번 돈은 내 것이 아니라 사회의 것"이라고 말하는 노(老)어른의 담백한 목소리가 60세의 도전을 시작한 제 마음을 숙연하게 만듭니다.
전 문형배 헌법재판관이 방송 인터뷰 중 김장하 선생님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대학 등록금이 없어 찾아간 청년에게 선생님은 아무 조건 없이 돈을 건네며 말씀하셨다고 하죠. "고마워할 필요 없다. 내가 준 돈은 내 돈이 아니니 그 뒤를 묻지 마라." 장학생이 훗날 훌륭한 법조인이 되어 찾아와도 단 한 번도 생색내지 않았던 그분의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정신은 이 시대가 잃어버린 진정한 어른의 품격이었습니다.
우체국 경력 중 25년 이상을 '자산'을 관리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김장하 선생님은 자산이란 모으는 것이 아니라 '잘 흘려보내는 것'임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진정한 '인생곳간'은 튼튼하게 잠그는 곳이 아니라, 필요한 이들이 언제든 꺼내 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는 곳임을 깨닫습니다. 8년 6개월간 독서모임을 이끌며 나눈 지식도, 앞으로 보험 설계사로서 나눌 전문성도 모두 "내 것"이라 고집하지 않을 때 비로소 가치가 있음을 인문학적으로 성찰해 봅니다. 60세의 배움은 결국 '더 정직하고 깨끗하게 나누기 위한 준비'여야 함을 배웁니다.
첫째, [대가 없는 진심] 보험 상담을 할 때 계약이라는 대가를 먼저 바라지 않겠습니다. "이 정보가 고객에게 정말 도움이 된다면 주면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가장 정직한 설계를 선물하겠습니다. 부산 큰솔나비라는 독서모임 운영하면서도 그랬듯, 상담 그 자체가 제게는 나눔의 즐거움입니다.
둘째, [낮아지는 리더십] 김장하 선생님처럼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독서모임 지기로서, 혹은 보험 전문가로서 제 이름을 드러내기보다 제가 가진 지혜가 타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조용히 쓰이길 소망합니다.
셋째, [부끄럽지 않은 현역] "돈은 똥과 같아서 모아두면 악취가 나지만 흩뿌리면 거름이 된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기억하려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칠 시험과 앞으로 쌓을 경력들이 누군가의 인생에 좋은 거름이 될 수 있도록, 부끄럽지 않은 현역으로 성실히 살아가겠습니다.
[곳간지기의 한마디]
여러분은 최근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주고 '그만'이라고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혹시 되돌아올 무언가를 기다리며 마음 졸인 적이 없으신가요? 전 늘 그랬던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속으로는 되돌아오기를 바랬던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 "줬으면 그만이지!"라는 김장하 선생님의 대답처럼 쿨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인생곳간을 경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