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6장 47절~ 68절
누구나 '배신'을 경험하거나, 억울한 오해 앞에 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온 세상이 등진 것 같은 그 서늘한 밤, 우리는 어떤 모습인가?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가 끝나자마자 어둠 속에서 횃불이 일렁인다. 제자 유다는 '입맞춤'이라는 사랑스러운 몸짓을 '배신'의 신호로 예수를 넘긴다. 검과 몽치를 든 무리 앞에서 예수는 잡히셨다. 대제사장 가야바의 뜰로 갔을 때 거짓 증인들이 줄을 잇고, 침을 뱉고 손바닥으로 때리는 수치스러운 조롱이 이어졌다. 하지만 예수는 그 모든 소란 속에서 침묵하셨다.
첫째 사랑의 표현인 '입맞춤'이 살인적인 도구로 변하는 순간을 봤고 둘째, 검을 휘두르며 지키겠다던 제자들은 모두 도망쳤고, 가장 가까웠던 이들은 멀찍이서 눈치만 살폈다. 셋째, 거짓 비난이 쏟아질 때, 예수는 변명하지 않았고, 오직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냐"라는 본질적인 질문에만 당당히 답하셨다.
흔히 억울한 일을 당하면 목소리를 높아진다. 나를 증명하려고 애쓰고, 상대의 잘못을 들춰내며 방어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진짜 힘은 침묵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셨다. 열두 군단 더 되는 천사를 부를 수 있는 '능력'이 있었지만, 그 능력을 자신을 구하는 데 쓰지 않으셨다. 진짜 강한 사람은 상황을 통제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명을 위해 자신을 통제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유다의 배신조차 큰 계획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그 담대함이 필요하다.
나. 둘째, 주변의 잡음(거짓 증언)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사명)에만 집중하려 한다.
다. 셋째, 나를 실망시킨 사람들을 향해 분노보다 그들 또한 연약한 인간임을 인정하고 마음의 거리를 두어야겠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보다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남들의 반응에 동요할 이유는 없다. 그들은 그들의 일이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면 된다.
인생은 결국 '리액션'이다. 인생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때로는 유다처럼 뒤통수를 치는 사람이 나타나기도 하고 가야바처럼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우리를 몰아세우기도 한다. 소설 속이나 드라마 주인공은 처음에 어려움을 겪고 나중에 멋있게 등장한다. 오늘 누군가 당신에게 침을 뱉거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 속으로 이렇게 외쳐보자. "오호, 지금 내 인생 드라마가 아주 절정에 달했군! 주인공답게 침묵할 거야." 칼을 뽑는 순간 하수가 되고, 침묵하는 순간 고수가 된다. 우아한 침묵이 세상을 이기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길.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칼을 도로 칼집에 꽂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마 2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