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의 리브랜딩에 필요한 전환

화면 속 광고에서, 체험 속 경험으로

by 포르마


. 화면 속에서 시작된 변화


. 최근 인스타그램 릴스를 스크롤 하다가, K2의 새로운 캠페인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배우 수지를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 이미지 전환 시도는 이미 몇 해 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이번에는 완성도가 달랐다.

. K2는 오랫동안 ‘대자연 속 극한 환경에서도 견디는 기능성 브랜드’로 자리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도심 속 아웃도어’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그 시도가 한층 정교해진 듯했고, 제품의 디자인과 영상미가 하나의 톤으로 맞물렸다.

. 특히, 썸네일에서 브랜드 로고를 과감히 지우고, 수지가 프랑스 베이커리에서 에끌레어를 들고나오는 감각적인 연출은 인상적이었다. 신제품 ‘Golden K95 Éclair Coat W (Midnight)’의 세련된 실루엣과 소재, 그리고 영상의 무드가 수준 높게 일치하며 브랜드가 향하는 방향을 분명히 드러냈다.

. 공개 2주 만에 유튜브 조회수 420만 회를 돌파한 이 짧은 영상은, 대중이 그 변화를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증명했으며, K2의 변화가 더 이상 ‘시도’가 아니라 ‘전환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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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러한 변화 시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수지 · 박서준 · 조인성을 모델로 한 리브랜딩은 몇 년 전부터 이어졌지만, 소비자의 인식 속 ‘K2 = 등산복’이라는 벽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았다.

. 그 이유는 아마도 브랜드의 변화가 ‘미디어 안에서만’ 일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 브랜드는 결국 경험으로 완성된다


. 광고는 인식을 흔들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브랜드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다. 소비자는 화면 속 이미지뿐만 아니라, 직접 체감한 공간과 감각을 통해 브랜드를 기억한다.

.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대부분은 여전히 백화점이나 아웃렛 매장 안에 비슷한 구조로 자리하고 있다. 제품 진열 방식 또한 유사하며, 브랜드의 개성은 로고 외에는 쉽게 구분되지 않는다. 그래서 매장에 들어서도 ‘K2만의 공기’를 느끼기 어렵다.


K2 사가정점


. 이와 달리, 최근 도메스틱 컨템퍼러리 브랜드들은 공간을 하나의 경험 매체로 사용하고 있으며, 브랜드가 지향하는 미학과 감도를 담아내려고 시도하고 있다. 조명 · 소재 · 향 · 동선까지, 소비자가 공간 안에서 브랜드의 ‘태도’를 체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 파타고니아 코리아의 전략은 그 좋은 예다. 매장 안에서 환경 보존과 재활용이라는 가치를 시각적 장식이 아닌 생활의 형태로 구현했다. 재활용 목재 · 절제된 조명 등 모든 요소가 브랜드의 철학을 ‘보여주는 것’에서 ‘느끼게 하는 것’으로 바꾼다. 결국, 이러한 소비자 경험의 축적이 브랜드의 신뢰와 존속력을 만든다.


신세계아울렛여주 저용량.jpg 파타고니아 신세계아울렛 여주점


. 철학이 공간의 감각으로 이어질 때


. K2가 진정으로 이미지를 전환하려면, 이제는 화면 밖으로 나와야 한다. 소비자가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감각이 오롯이 느껴져야 한다. 일상과 모험 · 실용과 세련됨이 공존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제안에 따라, 그 철학은 매장의 구조 · 조명 · 향 · 음악 · 응대 방식까지 모두 이어져야 한다.


. 예를 들어,

조명은 산등성이와 건물 사이로 퍼지는 따뜻하고 밝은 아침노을을 닮게 하고,
소재 전시는 기술력의 나열보다는 생활 속의 안정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선반이나 옷걸이의 질감까지 브랜드의 세심함을 전하는 디테일로 구성하는 것이다.


. 이처럼 감각의 결을 통해 소비자가 ‘K2의 공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들이 말하는 도심 속 아웃도어는 진짜 언어가 된다. 그 변화는 광고 이상의 설득력을 가지며, 보다 오래, 그리고 깊게 남을 것이다.


K2 코리아 본사 사옥 / 강남구, 서울


. 변화의 속도, 그리고 균형감


. 다만, 영(young) 한 이미지 전환이 곧 젊은 소비자의 유입으로 직결된다고 볼 수는 없다. 새로운 비주얼과 메시지가 오히려 기존 고객층에게 낯설고 부담스럽게 느껴질 위험도 존재한다. 특히 K2처럼 충성 고객이 뚜렷한 브랜드일수록, 그 간극을 어떻게 좁히느냐가 관건이다.

. 또한, 매장 리뉴얼은 금전적 · 운영적 부담이 큰 전략이기 때문에, 전면적 실행보다는 새롭게 오픈하는 매장에 한정해 실험적으로 적용해 보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공간을 통해 도심 속 아웃도어 감각을 시범적으로 구현하고, 소비자 반응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국 확산을 고려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다.


. 브랜드의 변화는 그 속도와 방향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있다.

. 너무 빠르면 이질적이고, 너무 느리면 뒤처진다.

. 조금씩, 그러나 일관된 감도로 쌓이는 변화가 브랜드를 가장 멀리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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