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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플랜비가 필요한 순간

두번째 스무살을 위하여

마흔은 어떤 나이일까? 필자는 마흔을 두 번째 스무 살이라고 정의한다. 스무 살, 조금은 무모하고 거침이 없어도, 전혀 새로운 도전을 해도 괜찮을 것 같은 나이가 스무 살이다. 필자는 첫 번째 스무 살이 그러했듯이 두 번째 스무 살에도 또 한 번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 그 첫 번째 도전은 남 밑에서 그만 일하기였다. 그리고 마흔 살 한참 뜨거운 여름(2015.07.31)이 일반적인 직장인에 비해 많은 연봉을 받고 다닐 수 있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나와 ‘당신의 PlanB를 응원합니다.’라는 캐츠프레이즈를 가지고 플랜비디자인(PlanB Design)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나름 박수받을 때 떠날 수 있었던 것에 스스로 자찬하며 멋지게 나왔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냉혹했고, 마음처럼 쉽지는 않았다.  단칼에 자를 것 같았던 강의는 좋아한다는 이유로, 생계를 핑계로 꾸준히 하고 있다.(물론 많이 줄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플랜비디자인은 느리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 회사이다. PlanB Design이 이 시대를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마흔의 동년배 친구들을 위해 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는 “마흔: 플랜비가 필요한 순간”이라는 책을 통해서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각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책은 필자인 저 자신을 위한 책이며, 필자의 친구들의 위한 책이며, 이 시대의 마흔을 살고 있거나 살아야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마흔을 이야기 할 때 공자의 말씀을 빼고 시작하는 건 격식이 없어 보인다. 「공자(孔子)가 말했다. “내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어 서른에 입신했으며, 마흔이 되니 세상일에 미혹되지 아니하고….’ … 공자의 시대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이 말이 과연 적합할까. 어느 날 문득 ‘마흔이 과연 불혹(不惑)의 나이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전략연구소장인 이내화 교수는 요즘 시대의 마흔은 불혹이 아니라 ‘별책 부록’같은 나이라고 주장한다. 별책 부록은 없으면 밋밋해서 또는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 끼어두는 것이다. 필요할 때만 찾게 되는 책이다. 마흔이 벌써 그런 존재로 사람들에게 비춰진다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프다.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마흔은 가장 혈기 완성한 시기이다. 가장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기이다. 그 동안 쌓인 지식, 정보, 경험과 네트워크를 아울러서 더 큰 성장을 준비할 수 있는 시기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사회는 세상은 조직은 마흔을 버티는 세대, 버티기를 들어가야 하는 세대, 버텨야만 하는 세대로 만들고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마흔과 관련한 다양한 위로의 메세지가 있다. 특히 마흔과 관련된 책은 수없이 많이 쏟아져 나온다. 이 책 또한 그 중 하나의 책이 될 것이다. 다만 이 책은 고전을 강독 해야 한다고 강조하거나, 마음을 치유하고 감정을 치유하라면 이야기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생존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고자 한다.


이 책의 메세지는 모순 덩어리 일 것이다. 때론 다른 자기계발서 처럼 꿈이 필요하고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자기계발적 메세지는 여전히 중요하다. 필자 또한 많은 부분을 할애할 것이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당신은 아무것도 해낼 수 없고 결국 좌절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모순의 상황이 어쩌면 우리들의 현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현실에 대한 한탄과 비난 그리고 비관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내일을 이야기 할 것이고, 희망을 이야기 할 것이고, 도전을 이야기 할 것이다.


본 책은 필자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필자는 플랜비를 걱정하고 있는 사람, 플랜비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 플랜비를 실행하고 있는 초입에 있는 사람, 플랜비를 성공한 사람, 플랜비를 실패한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남긴 것이다. 이 책은 그 분들과의 뜻 깊은 대화가 없었다면, 그 분들의 의미 있는 삶의 이야기와 스스로의 배움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이 인생의 플랜비를 준비해야 하는 사람들, 플랜비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 플랜비를 실행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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