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훌륭한 관리자 행동의 첫 번째를 '코치가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매니저들에게는 코칭을 강조한다. 우리 조직의 현실과 함께 생각해 보자. 현실적으로 조직의 리더들이 코치 역할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 많은 리더들이 코칭을 배우러 온다. 코칭 리더십 과정을 진행하다 보면 실제 현장에서도 '리더가 조력자의 입장에서 성공 서포터의 역할을 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코치'는 조력자의 입장으로 수평적인 관계에서 상대방이 답을 찾도록 도와야 하는데 수직적 관계인 조직에서 이것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이다.
뭐부터 해야 하나요?
리더가 코치의 역할을 하는 것. 가능 여부를 말하기보다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질문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사실 조직 내 리더가 외부 전문가 수준으로 코칭하기는 어렵다. 2가지 이유에서 그렇다. 첫째, 아무리 유능한 팀장도 전문 코치 수준의 코칭 역량을 갖기는 쉽지 않다. 둘째, 아무리 팀장이 수평적 입장을 취하고자 해도 전문 코치와 코칭 대상자의 관계와는 달리 리더와 구성원의 관계는 온전히 수평적이기 어렵다. 반대로 어떤 전문 코치도 갖기 어려운 맥락을 리더는 가지고 있다. 리더-구성원의 관계에서 같은 맥락을 경험하고 더 많은 정보를 관찰한다. 보통 상사는 업무적 전문성도 가지고 있다. 현장에서 즉시적 지원이 가능하고 개입의 누적 관리가 가능하다.
리더가 코치형 리더, 코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리더에게 전문 코치가 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코칭의 방법론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질문하고 듣고 스스로 사유하는 질문이 시작되도록 돕는 것. 이런 코칭의 방법론을 지시-보고의 장면에 적용하라는 의미이다. 예전에는 의식의 흐름대로 업무를 지시했다. 상사도 깊게 생각하지 않고 지시하는 경우가 많았고, 구성원도 바쁜 상사의 입장을 고려해서 많은 질문을 하지 않고 상사의 의중을 파악하여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요즘은 시간이 경쟁력이 되었다. 사유하고 생각하는 힘이 중요해졌다. 구성원이 자신의 역할을 잘하도록 돕는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여러 번 일하지 않고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하여 한 번에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 필요하다. 52시간제가 도입되고, 원격 근무가 확산되면서 이는 더 중요한 역량이 되었다. 팀장이 지시를 제대로 못 하면 구성원은 좌절하고 팀장은 더 힘들어진다. 결과물을 가져오면 평가하고 가르치는 방식이 아니라, 애초에 결과물이 잘 나올 수 있도록 정확하게 지시하고 구성원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여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힘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 코칭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시는 명확하게, 끝 그림은 함께 그리고 공유한다. 그 과정에서 존중, 경청, 질문은 기본이다.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있게 돕기
리더가 코치가 된다는 것은 이 맥락 안에 있다. 리더가 하나의 답을 제시하고 그 답에 맞춰 모든 구성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방식이 지시형 방식이라면, 리더가 코치가 된다는 것은 구성원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다. 구성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구성원이 궁금한 것을 질문한다. 리더가 자신이 궁금한 것을 일방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스스로 자신의 질문을 하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리더의 구성원 관찰 역시 필수적이다. 상대방의 성공을 돕는 것은 그 사람의 현재(As-Is)와 그 사람이 가고자 하는 곳(To-Be)을 알 때 비로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상사가 구성원 입장에 서서 질문하면, 구성원의 사고는 깊어진다. 스스로 자신의 질문이 시작되고 자신의 일에 성공을 경험한다. 그 덕을 상사도 함께 본다. 이것이 코칭의 선순환이다.
이를 위해 가장 우선돼야 하는 것은 역할 인식이다. 주인공은 상대방이다. 리더는 코치로서, 구성원의 성공을 돕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기에서 출발한다.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필요한 답을 찾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비로소 리더의 코칭은 가능해지고 효과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서수한 플랜비디자인 전문위원('리더는 결정으로 말한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