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만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진리이다. 행동이 없이는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그것이 잘못된 결과라 하더라도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행동은 무엇으로 부터 출발하는가? 행동은 동기로 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과연 동기만으로 행동이 일어날까? 그렇지 않다. 예를 들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을 봤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는 기본적으로 그를 도와야겠다는 선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를 동기라고 하자. 그런데 우리는 그 동기를 바로 행동을 옮기지 못할 때가 있다. 왜 그럴까? 동기만으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이 필요할까? 용기이다. 동기와 함께 용기가 있어야 행동이 발현될 수 있다. 역사상 모든 위대한 사건들은 선한 동기와 강한 용기에 기반해서 우리 사회에 변화를 만들었다. 최근 개봉하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택시운전사>라는 영화 속 주인공들도 모두 용기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용기가 없었다면 우리의 아픔은 기록되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용기는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리 삶에서 용기는 언제 필요할까? 선택의 순간, 망설임의 순간 우리는 행동을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 필자는 이것을 일상에서의 작은 용기라고 표현한다.
작은 용기는 거부에 대한 것이다. 작은 용기는 시선에 대한 것이다. 작은 용기는 완벽에 대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작은 용기란 익숙함이나 약간의 불편함을 거부하는 것이다. 작은 용기란 타인의 시선으로 부터 의식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작은 용기란 완벽에 대한 강박으로 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첫 번째 거부에 대한 용기이다. 용기는 과감함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것 같다. 그러나 일상에서의 용기는 ‘과감함’보다는 ‘거부’라는 단어가 보다 더 잘 어울린다.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인 마이클 포터는 ‘전략이란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무언가를 안 하는 것이다. 익숙한 것을 거부하는 용기, 그냥 넘어간 약간의 불편함을 거부하는 용기, 타인의 부탁에 대해 거절하는 용기 등을 말한다.
두 번째 시선에 대한 용기이다. 일상에서 용기가 필요한 순간은 참 많다. 예를 들면 모르는 것은 물어봐야 할 때, 내가 가진 다른 생각을 얘기해야 할 때, 조용한 회의장의 정적을 깨고 ‘우리는 다시 원점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당신이 틀렸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상사나 선배에게)’라고 말해야 할 때도 용기는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 순간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묻거나 표현하지 못할까? 타인의 시선에 대한 의식 때문이다. 따라서 타인의 시선과 나의 생각, 그리고 그 생각에 대한 타인의 반응을 분리해야 한다. 내가 모르는 것,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상대 또한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런 시선을 보낼 수 있다. 시선을 보내는 건 그이지만 받을지 받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것은 나이다. 시선으로 부터 조금만이라도 자유로워져보자. 그러면 행동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조심스러움이 약간 줄어들 것이다.
세 번째 완벽하지 않음에 대한 용기이다. 일상에서의 용기는 ‘완벽’이라는 단어와 멀어져야 한다. 우리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행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언가 시작할 때 완벽하게 준비되면, 완벽하게 계획되면 출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아직 준비가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작하 수 없다고 한다. 완벽한 준비란 존재할 수 없다. 물론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은 중요하다. 어떤 행동의 결과, 그 결과로 가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 문제 등에 대해서 미리 생각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준비가 철저할 수 있지만 완벽하기는 어렵다. 완벽에 대한 강박을 벗어날 때 우리는 조금 더 용기로워 질 수 있다.
미국의 26대 대통령이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용기가 없다면 가치가 낮아진다. 용기가 없다면 세상에 얻을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용기는 의식이 유도하고 있는 것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일 때만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용기를 내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용기가 나지 않아 행동이 옮겨지지 않을 때 필자가 하는 방식은 질문이다. 1년 후에 지금 나의 선택이나 나의 망설임을 다시 돌아본다면 후회하지 않을까? 지금 내 모습이 나를 아는 사람들이 본다면, 특히 아이가 본다면 어떨까? 라고 질문한다.
용기가 있어야 행동이 나온다고 했는데, 역설적이게도 용기도 행동을 통해서만 강화된다. 작은 행동이다. 작은 행동은 용기에 불씨를 집히는 역할을 한다. 의병 아무개도 그렇게 탄생하지 않았을까?
최익성(경영학 박사) | 플랜비디자인∙트루체인지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