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by 취향

위로라는 행위나

이를 동반한 언어가

누군가에겐 다소 불편할 수도

전달하는 의미와 같은 뜻이 될 수 없음을 안다.


.


그에게 나쁜 일이 생겼다.

항상 조심스러웠던 서로인 만큼

그가 하는 다른 방식의 표현들이 혼란스러웠다.

처음으로 나를 향해 오려는 나쁜 화살을 느꼈다.


더이상의 위로를 취하지 못했다.


진솔함으로 시작하려 했던 연애이기에 느꼈던 마음을 적었다.

- 너의 행동이 나를 찔러. 방향을 잘 다듬어야 할 것 같아.


그는 의외로 너무 쉽고 당연하게 수긍했다.

- 조심할게.

어딘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의 말은 현실적이었지만, 마음 한편이 허전해졌다.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


그의 다른 모습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만의 표현 방식이 비로소

- 이게 나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 나 이럴 때, 그냥 두면 돼. 필요할 때 찾을게. 남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혼자 있을게.

필요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지만 말하지 못했다.

여전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느껴졌다.

은연중에 남이라는 표현이 나에게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멀어져 있기로 했다.

아니 피해있다라는 말이 더 맞다.


.


그럼에도

- 내가 널 기다리는구나. 반나절밖에 안됐는데. 앞으로 이런 시간이 얼마나 힘들까.

하며 잠이 들었고

꿈을 꿨는데 목소리만 들렸다.

- 네가 필요하다고 와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못했어. 한달이 걸렸네.

라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첫 시작의 두려움 위로 침묵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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