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by 취향

8월의 휴가는 장마처럼 길다.

올해의 장마는 50일을 넘겼다.


그의 일정보다 먼저 도착했다.

바다는 그럴 듯한 핑계를 주는 요소이다.

책을 보고 바다소리를 듣는다.

그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바다에 닿을 이유는 더 찾을 필요가 없었다.


'끝, 밥먹자'라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는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게 될 때, 비로소 '함께'라고 느껴진다.


20분, 그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짧은 거리.

새벽 운전으로 지친 하루, 그가 잡아준 손에 내 지침을 어리광으로 기대고 있었다.

따뜻함이 내 안에 편안을 채워 드디어 완성되는 느낌이다.


그의 가벼운 키스와 크고 다정한 손길은 여전히 전율을 선물한다.

마치 기대라도 한 듯 그를 꼭 안았다.


좁은 공간 안에서 느껴지는 환희는 서로의 온기를 전부 담고 있었다.

자극적이면서도 은밀한 공간 속, 우리가 나눈 시간이 행위 예술처럼 선명하고도 강렬했다.


헤어짐의 서운함과 아쉬움을 가득 안고 그의 집 앞이다.


내일 일정을 위해 내가 머물기로 한 곳에는 비가 온 흔적이 남아 있었고

느끼할 만큼 끈적이는 음악이 방안을 감싸고 있었다.


오늘을 더 깊이 각인시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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