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쉼을 약속처럼 미룬다.
이 일만 끝나면, 이번 달만 지나면, 조금만 더 버티면.
그 약속은 늘 성실하게 어겨지고, 쉼은 다음 일정 뒤로 밀려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쉼은 특별한 보상이 아니라 기본값이어야 한다.
숨을 들이마신 뒤 내쉬지 않으면 질식하듯, 삶도 쉼 없이 흘러가면 어딘가에서 반드시 막힌다. 그런데도 우리는 멈추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달리는 법만 익혀왔다.
많은 사람들이 쉼을 나태함과 같은 자리에 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쓸모없다고 느끼고, 가만히 있으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이 먼저 올라온다. 그래서 쉼을 쉬면서도 마음은 계속 일을 한다.
하지만 진짜 쉼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다.
지금의 나를 억지로 몰아붙이지 않는 태도에 가깝다. 오늘은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일이다.신기하게도 잠깐 멈추고 나면 다시 움직일 힘이 생긴다. 쉬는 동안 세상이 바뀌는 건 아닌데,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진다. 급하지 않아도 괜찮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감각이 돌아온다.
계속 달릴 용기가 아니라, 잠시 멈출 수 있는 용기.
모두가 바쁘게 움직일 때 혼자 숨을 고를 수 있는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