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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샘 Jul 18. 2021

'운'

'운' 좋다고 자처하는 사람을 만났다.

두 번의 암수술을 받았고

아파트 옥상에도 몇 번 갔었다고


위기마다 운이 찾아왔고

그때마다 그 손 잡았으니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란다


부정할 수 없을 만큼

그 인생에

운빨이 녹아든 흔적이 보인다

.

.

.


'운'이 뭘까?

바람처럼 실체는 없고

눈도 없고 감정도 없고

이렇다 할 규칙도 없는 것이

인생마다에 그래프를 새겨놓는

너는 도대체 누구니?


순풍부는 돛대처럼 둥글둥글 사는 운

소용돌이 휘몰아치는 거친 운

지루하고 따분하게 바람 한 점 없이 졸린 운

돋보기 끼고 코 앞만 보는 사시 운까지


분명 있는데 보이지 않게

인생을 주무르는 너는 누구니


누가 운의 길목을 알며

그 바람을 다스리는지

알 길이 없다


에라 모르겠다

나 가여우면 저 먼저 찾아와

말 걸어주겠

입 크게 벌리고

밥이나 먹자


그렇게 가던 길이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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