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바쁘다. 언제나 일이 쌓여 있다. 일 복이 터졌다. 왜 이렇게 바쁜 것인가? 도대체..
나는 나의 특성상 여러가지 일들을 한꺼번에 한다. 책 읽기를 예로 들면 나는 동시에 책을 여러권 읽는다. 지금 이 순간으로 기준을 삼으면 통상 적어도 세권의 책이 진행중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6권일 경우도 있다. 출장 가면서 읽는 책 (주로 아이패드나 아이폰), 주말 밤에 집에서 읽는 책 (종이책), 주말에 아내와 같이 (나는 아내와 둘이 멕시코에서 살고 있어서, 주말이면 아내와 같이 카페 순례 비슷한 걸 한다.) 카페에서 읽는 책 (노트북) 등등으로 나누어 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추리 소설은 별도다. 이렇게 동시에 여러권으로 시작한다.
어쨌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책들이 하나 하나 마무리 된다. 그러다 집에 있는 한글로 씌여진 종이책을 다 읽으면, 그 시간에 한국 드라마로 넘어간다. 어쨌든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일에서도 그렇다. 동시에 여러개를 진행한다. 게다가 이거 끝나면 다음엔 뭐 해야지라고 생각도 해가면서 일을 한다. 그러니 바쁘다. 지금 하는 일도 바빠 죽겠는데, 미래에 해도 되는 일들을 벌써부터 생각 범위로 끌어들이고 있다.
게다가 미래의 일을 상상 속에서만 보면 정말이지 많아 보인다. 몸은 키보드 두드리고 있고, 머리 속에서는 미래의 일을 상상하고 있고, 정말 바쁘다. 나는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수출이나 해외부문에서 일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종종 해외에서 밤에 터진일이 한국에서는 아침에 출근해서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출근과 동시에 전화통에서 불이 나고, 보고서 작성부터 전일 실적 등등이 동시에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가장 빠르게 일하는 방법은 하나 하나 마무리해가는 방식이라고 나는 생각하고는 있다. 그럼에도 그게 어렵다. 마음이 이미 이 일 마치고, 미래의 저 일을 해야 한다는데 가 있으니, 몸과 마음이 바쁘다.
생각해 보니 그렇게 수십년을 해왔다. 아마 지금도 우리 직장인들의 세계는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러기에 리스트 써 놓고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지 않는가? 그런데 그게 되느냐는 말이다. 물론 그렇게 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지만 서도,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한때 7 habits 열풍이 전세계를 흔들었던 적이 있었다. 나 역시 그 책을 한 세번은 읽었던 것 같다. 또한 한때는 플래너까지 사가면서 했던 적도 있었다. 아마 지금까지 아주 집요하게 그걸 고집하고 실천했다고 하면, 지금의 나의 모습은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을 수도 있다.
나에겐 그게 어려웠다. 우선순위를 매겨서 중요한 일부터 하는 거 말이다. 지금 당장 급한일이 나의 우선순위였는데, 왜 그렇게나 급한일이 많았던 것인지..
지금은 아침에 출근하면 오늘 할 일 리스트를 만들어서 우선순위 없이 그냥 하고 지워간다. 전에는 일주일에 할 일, 오늘 할 일 막 이렇게 적어서 해보고 했는데, 결국 오늘 할 일만 아침에 적어서 한다. 미래 할 일이 자꾸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는데, 미래할 일 노트 하나 옆에두고, 생각나면 적고 잊으려 노력한다. 몸은 바쁘더라도 마음이라도 느긋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