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함께하는 미래를 그리다

by Miel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2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이런저런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사는 중이었다. 언젠가는 다시 학업을 이어가고 싶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 보였다.

함께하는 미래를 같이 계획하게 되면서, 나는 그에게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서 학사학위를 따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아무래도 둘 다 외국인으로 제3국에 살면, 그에게 학사학위가 있는 편이 여러모로 수월할 거라는 계산이었다.


그도 동의해서 대학에 편입을 하고 다시 롱디를 이어가게 됐지만, 긴 방학과 교환학생 제도를 이용해서 내가 사는 나라에 와있기도 하며 2년의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그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내가 사는 나라에 일자리를 찾아서 워킹비자로 오면서 긴 롱디가 끝났다.


전공이 확실하고 커리어를 쌓고 있던 나에 비해, 그는 당시에 전공이 그렇게 확실하지 않기도 했고 아직 이렇다 할 커리어도 없었기 때문에 그가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무 연고도 없는 타국으로, 사랑 하나만을 쫓아 이주한다는 건 절대로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를 위해서 본인의 인생을 걸고 큰 결심을 해줬다는 것이 너무도 감사했다.

그래서 나도 진심으로 그의 인생을 내 인생처럼 생각하고, 우리의 미래를 더 멋지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오랫동안 그를 지켜보면서, 나는 이 남자가 내 직종의 일을 하면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러 생각 끝에, 그에게 대학원을 다녀보면 어떠냐는 제안을 했더니 그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해서 대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엔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대학원을 다녔는데, 생각보다 그게 너무 힘들었는지 나중에는 몸도 여기저기 아프고 버거워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결심을 하고 말했다.


힘들면 일을 그만두라고, 대학원 학비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책임질 테니 공부에 전념하라고. 비자는 우리가 결혼하면 그도 받을 수 있으니 괜찮을 거라고 그를 안심시켰다.


사실 나는 결혼에 대한 환상은 전혀 없었다.

그 전의 연애에서는 늘 나의 특징이나 성향을 바꾸라고 강요받았던 경험이 있었고, 나를 바꾸지 않는 이상 누군가와 평생 함께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결혼은 막연히 나를 옥죄어 매는 것일 거라고 생각했고 희생을 강요당할 거라는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그를 만나고, 내가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하면서 이 사람이라면 평생을 같이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결혼 자체는 나에게 있어 큰 의미가 없지만, 어차피 그와 평생을 함께할 거라면 결혼을 해도 특별히 문제 될 건 없었다. 어차피 종이 한 장 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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