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두줄의 기적 '라라'

나이 마흔,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by 마흔아빠

그날은 여느때와 다름없는 주말 저녁이었다.

아이는 일찌감치 잠들었고 아내와 육퇴시간을 즐기며

주말이 가는 것이 아쉬워서 뭐라도 더 놀고싶지만

비루한 체력 탓에 소파에 널부러져 폰만 만지작 거리고만 있던,

언제나와 같은 평온한 저녁시간.


옆에서 같이 뒹굴거리던 아내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오빠, 나 생리가 조금 밀리는거 같은데. 왜 이러지?”

“요즘 좀 피곤해서 그런 갑지”

“아닌데… 나 주기는 늘 정확했단 말이야......한번 테스트나 해볼까?”

“어떤거? 임테기? 그래. 밤톨이(첫째)때 쓰다 남은거 어디 있을걸.”


이때만 해도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아내의 불안은 그저 그런 노파심이겠거니 했다.

소파에 기일-게 늘어져 폰에서 눈도 떼지 않고, 턱짓으로 대충 방향만 알려주었다.


잠시 뒤


“오빠… 두 줄이야.”

".........?!"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믿기 힘들었다.

기쁨이나 감사보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라는 당혹감이 덮쳐왔다.


모든 피임법은 100%가 아니라는 상식은, 그저 제대로 피임을 못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나는 실패할리 없다고 생각했다.

교만했고 오만했다. 멍청이는 나였다.


세상에 완벽한 피임법이란 없음을,

세상에는 기적같은 일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우리 둘째는 알려주었다.

그래서 둘째의 태명은 기적같이 찾아온 아기라는 뜻으로 미라클(Miracle)에서 따온 ‘라라’가 되었다.


나이 마흔, 둘째가 태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