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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emaker Jul 25. 2019

다양한 모습의 비엔나

비엔나 여행의 시작에 Liveball 파티를 보다

비엔나공항에서 Radisson Blu Style 호텔로

 비엔나로 가는 직항을 타고 가니 한국에서 오후 1시에 출발했지만 비엔나에는 오후 5시쯤 도착을 하게 되었다. (서울과 비엔나는 약 7시간의 시차가 있음)

 비엔나 공항에 도착해서 우리는 비엔나드라이버라는 사이트(우버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인데 공항-호텔을 왕복하는데 많이 이용하는 듯함)에서 예약한 차를 타고 우선 호텔로 갔다.

우리가 예약한 호텔은 Radisson Blu Style이라는  호텔이었는데 중심가 주변에 위치해 있어 왕궁, 미술관 등에 가까워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아내와 나는 여행 갈 때 숙소를 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우리가 가고 싶은 곳 하고 얼마나 가까운지 이긴 하다. 숙소에서 나와서 차나 트램을 타고 한참을 가서 어딘가를 가는걸 싫어해서..)

Radisson Blu Style Hotel

 

 비엔나 시내는 공항에서도 그리 멀지 않아 호텔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했는데도 현지 시간으로 6시 남짓이었다.

우리는 비행기에서도 거의 잠을 자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 18시간 이상을 깨어 있는 상태였지만 너무 날이 밝고 아직 6시라는 생각에 그대로 하루를 마감할 수가 없어 행 책자에 있는 대로 비엔나의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여기저기 거리를 돌아다니기로 하고 나왔다(6시에 야경을 구경하겠다고 나온 것도 참 어색하긴 하다)

 

호프부르크 왕궁과 왕궁정원

이국적인 거리와 사람들 모습 그리고 맑고 청명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것 같은 하늘을 한 비엔나 거리를 무작정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가 잡은 호텔이 중심가 주변이 아니라 중심가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번에도 여지없이 구글 맵에서 본 거리 예측에 실패했다는 것도 함께.

 처음 숙소를 검색할 때 주요 관광지에서 좀 떨어져 있지만 걸어서도 갈 수 있고 트램 같은 것을 타면 5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가격과 시설이 괜찮은 곳을 찾은 거라 우리는 왕궁이 10분 이상은 걸어가야 나올 거라고 생각을 하고 걸었는데  너무도 허무하고 황당하게도 호프부르크 왕궁이 걸어서 5분이 채 안 걸리는 거리였다.

구글 맵(호텔-호프부르크 왕궁)

왕궁 앞에서 순간  자동차 사이드 미러에 쓰여 있는 문구가 생각나 아내에게 " 물체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습니다."라는 말을 하며 웃었다.

 (다음번엔 꼭 기억해야지 구글맵에서의 거리가 생각보다 가까울 수 있다는 것을… )

 웅장한 왕궁을 가로질러 여러 꽃들이 가득한 정원을 지났더니 엄청난 인파가 무언가를 구경하고 있었다. 무슨 큰 행사를 하는 듯하여 우리도 중간쯤에 자리를 잡았다.

호프부르크왕궁과 왕궁정원의 장미꽃

시청사 앞 Liveball Party 를 보다  

  처음에는 여장 남자, 남장 여자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 레인보우 축제인가? 하기도 했고, 말레피센트 같은 영화 속 캐릭터 복장의 사람들도 많아서 영화에서나 보던 가장무도회 같은 건가?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또 보니 유명 셀럽들이 나와서 인사하고 인터뷰하는 것도 같아 무슨 방송사 시상식 같은 건가? 하고 한참을 구경하게 되었다. 

  

 큰 개선문 같은 조형물에 Liveball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어 부랴 부랴 인터넷을 찾아보니 Liveball이라는 파티(?)였다. 이 파티는 매년 열리는 무척 큰 행사였다. 올 해는 PRIDE라는 주제로 열렸는데 참석자 들는 모두 제각각 독특한 옷과 분장을 하고 자신들의 멋에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다. 그제야 좀 전에 지나온 거리와 공원에서 본 독특한 복장의 사람들이 이해가 갔고, 좀 전의 셀럽들의 행렬도 이해가 됐다. 여기는 유명 연예인들도 많이 참석하는 것 같았지만 우리는 오스트리아 연예인은 전혀 몰라서 좀 아쉬웠다.  

2019 Liveball Party(Theme: PRIDE)

   한참을 서서 파티를 보고 있으니 우리 같은 평범한 복장의 사람이 오히려 어색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마도 이런 경험이 전혀 없고 낯선 곳에서 방금 온 우리에게는 이 파티를 즐기는 이 곳의 사람들 모두가 너무 독특하고 자유로워 보였고, 그런 사람들을 구경하는 사람들도 그들만의 자유로움과 편안함이 느껴졌기 때문에 더 우리가 어색하게 느껴졌을 것 같긴 하다.

 

 그래서일까? 우리도 여기 왔으니 이 파티에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는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사전에 티켓을 구매해야 참석이 가능한 행사였고, 결정적으로 복장도 그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아 아쉬움을 뒤로한 채  파티 구경을 끝내고 또다시 거리를 걸으며 비엔나를 느끼기로 했다.  


유서깊은 카페 란트만(Cafe Landtmann)에서

하지만 조금 걷다가 피곤하기도 하고 유럽에 오면 항상 첫 시작을 그곳의 커피를 마시는 것부터 하는 우리는 커피 한잔을 마시러 근처의 카페에 들어가 거리 쪽 자리에 앉았다.

  (사실 파티장이 보이는 카페라 거리에서 파티를 좀 더 보려고 자리를 그렇게 잡은 것도 있다.)

 카페에서 주문을 하려고 메뉴를 보다가  카페가 1870년대에 문을 열었다고 적혀 있어서 놀랍기도 했고 정말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게다가 그 유명한 프로이트가 즐겨 찾았던 카페라니...

 그러다 순간 이게 비엔나의 대단함 인가? 하는 생각이 스쳤다. 200년 가까이 된 오래된 카페와 이렇게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사람들이 파티를 즐기고 있는 이 도시의 모습이.....

 암튼 그 오래된 카페에서 비엔나커피로 알려진 아인슈페너를 한 잔 마셨는데 너무 오래 깨어 있어서 인지(24시간 정도 깨어 있는 상태였음) 맛도 잘 못 느끼겠고 카페인의 각성 효과도 없는 것 같아 호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는 내내 LiveBall이라는 파티에 대해 그리고 오래된 카페와 그 카페를 찾은 유명인을 이야기하며 다음번에 올 수 있다면 꼭 미리 알아보고 파티에 함께 하자고 하며 비엔나의 첫 날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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