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3대 강국에 대한 사견 (2부)

제대로 된 접근을 기대한다.

by FRAC

AI 3대 강국에 대한 사견 (1부)

AI 3대 강국에 대한 사견 (2부)


1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다. 생성형 AI 생태계는 이미 산업계가 주도하고 있으며, 핵심은 인재다. 엄청난 인건비로 인재를 확보할 자신이 있다면 일론 머스크의 xAI와 같은 시도를 할 수 있겠다. 그 정도는 되어야 조 단위 이상의 GPU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 되는 셈이다. 내가 보는 AI 3대 강국에는 모든 것이 빠져있다. 그저 공허한 외침만이 있을 뿐. 2부에서는 그것을 한 번 비평해 보겠다.


인재의 중요성을 과연 모를까?

이재명 정부 들어 임명된 AI 수석은 이미 2021년 네이버의 HyperCLOVA를 이끌었던 경력이 있다. 그는 실제로 거대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을 직접 구현하는 현장에 있던 사람으로서, 논문에서 밝혀지지 않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지난 정부의 디지털플랫폼정부나 각종 위원회에 참여함으로써 아마 관(정부)의 목적과 성향을 충분히 이해했을 것으로 본다. 그런 사람이 AI의 핵심이 인재에서 온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고 확신한다.


결국 계속 이야기하는 AI 3대 강국이라는 실체가 정말 달성 가능할 것인가? 에 대한 의문을 계속 가지게 된다. XX대 강국이라는 키워드는 정부가 정말 즐겨 쓰는 목표 중에 하나이다. 현실은 어떤가? 비단 AI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영역에서 미국과 중국은 양대 산맥으로 이 세상을 쥐락펴락 하고 있다. 그 둘이 치고받고 싸우는데 나머지들에서 1등을 하자는 것이 AI 3대 강국의 현실적인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3대 강국이라는 뉘앙스는 우리가 미국과 중국과 견주는 AI 강국이 되자는 말인데, 이것은 정말 택도 없는 소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일단 경제 규모부터 다르고, 딥시크를 개발한 초특급 인재가 나올 수 있는 절대적인 인구수에서도 밀린다. 또한 우리나라는 유학을 선호하는 사대주의 문화가 있는 마당에 똑똑하면 실리콘밸리지 국가를 위해 국위 선양한다는 애국심의 발로는 50년 전의 구태의연한 이야기다. 일단 잘 나가면 구글이나 OpenAI에 갈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절대적인 전제가 이미 성립하지 않는데 어떻게 3대 강국일까? 혹은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평범이 들 가운데 1등을 해서 전체에서 3등을 하자는 말인가? 어떻게 구글이나 OpenAI에 가는 인재를 잡을 수 있을까? 돈으로 잡을까? 돈을 받고 일을 안 하면 어떻게 해야 하지?


AI 3대 강국의 정책 중 하나를 보면 "월드 베스트 LLM"이라는 것이 있다. 아마 몇몇의 기업에서 지원을 하여 관심 가져볼 만한 사업일 텐데 한 가지 아이러니 함을 느낀다. 사업의 의도는 막대한 "인프라"를 자유롭게 활용하여 최고의 거대 언어 모델을 만들겠다는 접근이데, 초특급 인재를 보유한 기업이었다면 그들이 인프라를 사서 구현하는 게 더 신속한 접근이 아닐까? 또한 정부의 지원을 받는 순간 엄청나게 많은 책무가 생길 텐데 이를 기업에서 수용할까? 그러니까 나는 한국프로야구팀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정도로 밖에는 읽히지 않는다. 가능한 이야기는 한국프로야구팀의 올스타와 외국인 용병으로 꾸린 한 팀(기업을 막론하고 영입한 국내 특급 AI 전문가 + 해외 특급 AI 전문가)이 과연 메이저리그의 특정 팀과 대결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한 두 번쯤은 이길지언정 장기전으로는 모든 것이 무리지 않을까? 메이저리그 한 팀만 하더라도 전 세계에서도 최고만 모아 놨을 텐데 말이다.


모든 것이 모호한 AI 3대 강국

AI 3대 강국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호하다. 우리나라의 자원을 모두 합쳐서 소위 AI 드림팀을 만든 다음에 OpenAI와 대결하자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OpenAI와 필적한 기술력을 가지려고 노력하여 기술의 종속을 벗어나자고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OpenAI와 경쟁은 모르겠고 Stanford AI Ranking과 같은 곳에서 "자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이은 AI 경쟁력 3위에 도달했습니다."를 원하는 것인가?


솔직히 3대 강국은 현실성이 아예 없고, 3위는 아예 없는 정도는 아니지만 매우 도전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을 대표 공약이라고 얘기하고 다니는 것 자체가 달성할 수 없는 목표를 떠들고 다니는 아마추어라는 생각뿐이다. 아니라면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 아닐까?


그럼 공무원의 대표적인 가정법인 "됐다 치고"를 시전 해보자. 우리가 각종 지표에서 우수한 성과를 걷어 3위를 했다 치자. 아마 영국, 프랑스, 캐나다, 독일, 싱가포르 등의 국가를 제치고 오른 것이겠다. 그럼 3위를 한다고 3대 강국이 될까? 그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이미 양적으로 너무나 밀리는 게임이다. 미국은 안 그래도 뛰어난데 전 세계에서 인재가 몰려들고, 중국은 검투장(카이푸리의 말의 따르면) 같은 내수시장과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AI 생태계는 따라잡는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말인가? 매년 나오는 AI Index Report만 읽어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을 공무원이나 참모진이 모를 리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


또한 오일 머니를 앞세운 중동에서는 소버린 AI를 위해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인프라 구입 규모도 우리와 비할바가 아니다. 우리는 그들보다 절대적인 예산도 적다. 그러면서 3대 강국을 바라는 것이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최근 중동에서 들려오는 소버린 AI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사실은 돈은 돈대로 쓰고 빈손이 될지도 모르는 우려의 시그널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가 왜 문제제기를 하는가? XX대 강국 이야기는 정부 정책에서 매번 나오는 단골손님이다. 그리고 그 정책의 결과로 XX대 강국을 달성했는지의 여부는 대부분 관심이 없다. 정권이 바뀌던지 장관이 바뀌던지 하면 모든 색채가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정부가 말하는 AI 3대 강국은 너무 번지수를 잘못짚었다. 그리고 AI 3대 강국으로 이미 어마어마한 추경까지 편성했다. 심지어는 이번 정부의 2차 추경에 돈을 더 쓰겠다고 한다. AI 돈 쓰는 것이 나의 시각에서는 그저 쇼잉일 뿐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미 우리나라의 AI의 골든타임은 끝났다고 본다. 있었다면 2021년 204B 수준의 HyperCLOVA가 나왔을 때 정부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일단 써야 했다. 특정 기업을 몰아주는 것을 감내할 정도의 지원이 있었어야 그로 인해 서비스가 개선되고 OpenAI를 따라잡진 못하더라도 차별화 영역은 만들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마치 구글이라는 검색 엔진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정복하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다만 정부에서 저러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웠던 것도 일견 타당한 반론이다. 또한 솔직히 네이버 정도의 수준이라면 정부의 개입을 오히려 원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선언만 있을 뿐 환류는 없다.

정책의 추진 결과로 공무원의 인사 고과에 반영한다면, 아마 XX대 강국은 완전히 목표에서 사라질 것이다. 잡더라도 엄청나게 보수적으로 잡을 것이고, 공무원 노조에서는 반발이 거셀 것이다. 그렇다면 AI 3대 강국을 위해 쏟아부은 예산의 효과성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그리고 그러지 못했다면 대책은 무엇인가? 그저 참모진이 사표를 내면 책임이 끝난 것인가?


AI 3대 강국의 수혜 대상을 바라본다면 매우 좁다. 인재가 중요하다는 것을 정책에 반영했기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좁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이미 AI에는 투자가 충분히 많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의 연구 과제 상한을 의미하는 소위 3 책임 5 공동(3 책 5공)을 살펴보면, 솔직히 이름 좀 날린다는 국내 상위급 AI 대학의 교수님이나 연구자들은 이미 다 채워놨을지도 모른다. 규정상으로 연구 과제에 참여할 수도 없고, 혹은 한시적으로 규정을 완화하여 참여를 시킨다고 한다고 해도 과제가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다고 본다. 큼직한 과제의 3 책임이라면 행정과 관리만으로 하루가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돈을 쓰더라도 이것을 받아서 혜택과 동기부여를 받고 열심히 연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며 그것으로 AI 3대 강국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계산기를 두드려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R&D 자금이 집행되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만 문의해도 국내 주요 AI 연구 인력이 얼마나 많은 과제를 하고 있으며, 또 AI 3대 강국에 도전할 수 있는 인재의 풀은 얼마나 되는지 당연히 예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럼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가?

나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AI 3대 강국에 대한 실체와 추진방안을 명쾌히 하자는 것이다. 그럼 굳이 왜 AI인가?라고 묻는다면, AI에 너무 과한 예산 편성과 현실성이 없는 내용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이재명 정부 들어서 AI 수석의 신설(과기수석에서 이름만 바꾼 것이지만), 대통령 입에서 언급되는 AI 3대 강국이라는 키워드는 실제로 정책을 추진하는 실무자들이 엄청나게 큰 부담을 느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AI 3대 강국의 근처라도 가야 한다면, 나는 애석하지만 최소한 AI 드림팀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이나 민간을 구분하지 않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야 하며, 그것을 민관합동의 특수목적법인(예를 들자면)으로 만들고 원소 속과 겸직을 허가하면서도 막대한 연봉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인재를 내어준 기업에는 AI 드림팀으로 만들어진 최첨단 모델을 사용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하고, 각종 세제혜택으로 유인한다면 최소한의 현실성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그렇게 인재 풀을 갖춰야 인프라를 사도 제대로 쓸 수 있겠다는 논리다. 며칠 전 이야기로는 국가 AI컴퓨팅센터에 입찰도 안 한 모양이지만 말이다.


또한 AI 3대 강국의 제약에서 벗어나는 것도 현실적이라고 본다. 성남시장부터 겪어왔던 이재명 대통령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정책도 유연하게 바꾸는 현장 실력자라고 판단한다. 나는 AI 3대 강국이라는 목표가 득보다는 실이 너무나 많다고 본다. 이미 AI라는 키워드는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학생들은 AI가 전도유망하다는 사실을 알고 AI 대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스터디 그룹을 만들고 있고, 기업에서는 틈새시장을 찾기 위해 고군 분투하고 있다. 작은 IT 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심지어 대기업이든 AI라는 시대 앞에 나름의 준비를 모두 하고 있는 가운데 AI 3대 강국이라는 것이 뭔가 혁신적으로 바뀌게 될 동력이 되겠느냐에 대한 의심을 저버릴 수 없는 것이다.


차라리 OpenAI와 직접 협상을 하여 전적으로 도입을 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국민 모두가 Plus 계정을 사용할 수 있다면, 아니 최소한 신청 기반으로 가서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도 해본다. 왜냐하면 내가 만들었던 바이브 코딩도 ChatGPT Plus 정도로도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물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본다면야 일찌감치 빅테크와 손잡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물론 이것은 많은 반발이 있겠으나 오히려 예산을 아끼는 수가 될 수도 있겠다.


마치며...

내가 그저 브런치에 끄적이는 몇 마디 말이 AI 정책 의사 결정자에게 닿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읽더라도 애써 외면할 수도 있겠다고 본다. 나도 일하면서 현실은 알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추진할 수 없는 상황적인 제약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위에서는 하라고 하는데 실무진에서 못한다고 버틸 수는 없지 않겠는가? 하물며 상하관계가 뚜렷한 정부조직에서야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정책의 추진 근거를 마련하는데 말이다. 그들도 어쩔 수 없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입장을 철회하더라도 AI 3대 강국이라는 전략은 용어와 목표, 그리고 그것을 이루는 추진 과제의 수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디 외침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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