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악의 압박 면접

어설픈 압박 면접의 실패 사례

by 감정 쓰는 직장인

휴직 중, 다시 연구원으로 돌아갈까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일이 익숙했고, 나름의 보람도 있었으니까.

커리어를 유연하게 열어두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집에서 약 2시간 거리의 음료개발 파트에

지원서를 넣었다.

서류와 인적성을 일주일 만에 통과하면서,

근거 없는 자신감이 피어올랐다.


면접 당일, 우연히 지원자 리스트를 보게 됐는데

이름이 예상보다 많았다.

그 순간부터 초조함이 밀려왔다.

면접관 셋, 지원자 둘이 함께 들어가는 형식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공기가 달랐다.

가운데 앉은, 가장 높은 직급으로 보이는 면접관은

팔짱 낀 채 우리를 매섭게 바라보고 있었다.


자기소개가 끝나자마자,

옆 지원자에게 압박 질문이 쏟아졌다.

“경력이 하나도 없네요?”

“왜 회사들을 그렇게 자주 옮겼죠?”

그리고 곧이어, 나에게도 비슷한 질문이 돌아왔다.


“이직이 너무 잦네요.

이렇게 다니면 회사도 손해고, 본인에게도 손해입니다.

두 분 다 마찬가지예요.”

속으로 물었다.

‘그럼 여기 왜 불렀죠?’


이후에도 내 답변마다, 날 선 반응이 이어졌다.

“답변 끝났어요?”

“그게 다예요?”

“지금 말한 이직 사유는 납득이 잘 안 되네요.”

또 생각이 들었다.

‘그게 팩트니까, 그쪽이 이해하든 말든 중요하지 않은데요.’


마지막 질문 시간, 나는 정말 궁금했던 걸 물었다.

그런데 돌아온 건 또 지적이었다.

“아까 내가 한 말을 제대로 이해 못했나본데~”


면접을 보러 온 건지,

혼나러 온 건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면접이 끝나고 나는 직감했다.

망했다.

그리고 설령 합격하더라도 이런 회사는 내 쪽에서도 사양이다.


며칠 뒤, 이곳과 함께 지원했던 다른 직장에서도 서류 탈락 소식을 접했다.

앞이 막막했다.

정말로 휴직 최대 기간인 3개월을 다 채워야 하나?


그 때는 몰랐다.

그 자리는 나와 맞지 않는 곳이라는 신호였고,

새로운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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