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장에서 1등이라고 불린 날

나 역시 인생 최고의 면접이라고 느꼈던 날

by 감정 쓰는 직장인

최악의 면접도 있었지만, 반대로 내 인생 최고의 면접도 있었다.


탈락 통보를 받은 지 며칠 뒤,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헤드헌터가 처음 듣는 회사의 포지션을 제안해온 것.

길고 정성스러운 회사 소개글은 처음엔 조금 어렵게 느껴졌지만,
그 안엔 진심이 담겨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내가 언젠가 사업을 한다면 풀어보고 싶었던 철학과
만들고 싶던 제품군이
그 회사가 가려는 방향성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바로 지원서를 보냈고, 1·2차 면접이 같은 날로 잡혔다.

1차 면접은 질문이 많았지만, 대화에 가까웠다.

특히 인상 깊었던 질문 하나.

“예정된 방향과 다르게 지시가 바뀌어 컨셉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나는 대답했다.

“일정이 정해진 일이라면, 제 뼈를 갈아넣어서라도 맞추겠습니다.”

그러자 면접관들이 손사래를 치며 당황했다.

“아니요, 저희 그런 회사 아니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생각했다.
이 회사는 적어도 사람을 도구 취급하진 않겠구나.


그리고 이어진 2차 면접.

자기소개가 채 끝나기도 전에, 면접관이 내 말을 끊고 질문을 던졌다.
순간 속으로 긴장했다.
'아, 여기도 혹시 좀 별난 스타일인가?'


그런데 달랐다.
틀에 박힌 질문은 하나도 없었다.
정말 ‘나’라는 사람 자체에 관심이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더 솔직하게 답했다.


“왜 우리 회사에 지원하셨어요?”

질문에 나는 말했다.

“회사의 철학과 제 생각이 비슷해서요.
여기라면 제가 하고 싶은 걸 제대로 해볼 수 있을 것 같고…
과장 좀 보태자면,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진심이었다.

예전의 나는 ‘유명 대학’, ‘대기업’이라는 간판이 중요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겪어본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제 나는
시키는 대로만 일하는 ‘말 잘 듣는 노예’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한 구성원, 한 투자자로 일하고 싶었다.

그래서 창업에 가까운 환경,
나답게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았고
그 중에서도 이 회사는 내 철학과 가장 깊이 닿아 있었다.

면접관은 호탕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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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지원자를 봐왔지만,
오늘 당신이 1등이에요.”


그리고 덧붙였다.

“저희 제품 챙겨드릴게요.
정말 잘 맞는지 한번 체험해보세요.”


면접이 끝났을 땐 확신이 들었다.
이번엔 분명히 다를 거라는 느낌.
무엇보다, 빨리 이 사람들과 함께 일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회사에 붙으면서, 내 연봉은 완전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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