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에 갈 일이 있으면 KTX와 비행기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경우는 전날 일정이 늦게 끝나고, 다음날 일정이 오전에 잡혀 있으면 비행기를 탄다. 일정이 오후에 있다면 KTX를 탄다. 또 다른 이유는 미팅 장소가 김포공항에서 가까우면 비행기를 타기도 한다. 요즘에는 LCC(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면 KTX 요금과 많은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목적에 따라서 비행기를 탈지 KTX를 탈지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왜 글을 쓰는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할 때 주제를 정하고, 메시지를 정하는 등 글쓰기 작업을 할 수 있다. 나 역시 처음에는 이 질문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해서 글을 쓰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첫 책 <소통, 경청과 배려가 답이다>를 쓸 때, 왜 이 책을 쓰는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지 못해서 그냥 소통에 관한 책을 쓰고 싶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한동안 주제도 정하지 못했고, 목차도 정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한 달 넘게 지연이 되었다.
만약 지금, 이 질문을 받는다면 ‘내가 소통을 잘못 해서, 나처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서 쓴다.’라고 답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주제와 목차를 정하는 것도 보다 쉽게 했을 것이다. 그 이후 세 번째 책인 <1년 100권 독서법>이라는 책을 썼을 때 코치가 ‘당신은 왜 독서에 관한 책을 쓰려고 합니까?’라는 질문을 했을 때, ‘바쁜 현대인을 위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한 독서법을 알려주고, 독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라는 답변을 했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원고를 쓰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첫 책이 원고를 완성하는 데 1년이 걸렸는데, 세 번째 책은 4개월 만에 완성을 했다. 이 차이는 첫 책과 세 번째 책이라는 것도 있지만 목적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책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기획서를 쓴다고 가정한다면, 기획서는 이 프로젝트를 회사의 관리자들로 하여금 설득해서 승인을 받는 것이 그 목적이다. 이 목적에 따라 글을 쓴다면 관리자의 승인을 받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쓴다면 한 줄도 쓰지 못할 것이다. 설령 썼다고 해도 관리자들을 설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글을 쓰는 데 있어 글을 쓰는 목적은 내비게이션과 같다. 우리가 모르는 장소를 찾아갈 때 내비게이션을 이용한다. 내비게이션에는 목적지를 입력해야 경로를 알려주고, 설령 내가 경로를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수정해서 알려준다. 다들 이런 경험은 해 봤을 것이다. 글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글을 쓰는 목적이 명확하면 중간에 경로를 이탈할 수 있지만 경로를 수정해서 목적지까지 찾아갈 수 있는 것이다.
글을 쓸 때 목적을 명확하게 하는 것은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명확하게 입력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글 쓰기 전에 목적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고 이것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