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가 맡은 냄새는 무엇일까?

미키17 보고 한 시간 내로 기록하는 1,2,3

by 연수

1. 나샤 부럽다 17+18 ♡

2. 크리퍼 인형 팔았으면 좋겠다



3. 미키가 초반 익스팬더블 지원 시에 맡았던 냄새는 무엇일까?

봉준호는 항상 후각적 심상에 집착하는데 이를 항상 '냄새'라고 칭한다.


영화 초반부 미키가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익스팬더블 미션에 지원하자 적합성 검사가 바로 진행된다. 그리고 그 과정은 끝내주는 적발 미녀의 감독 하에 이루어지는데, 미키는 당시 지원 과정 내내 해당 여성의 머리 냄새에 홀려있었다고 후술한다.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그 냄새로 인해 미키는 심각한 인권침해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하고 충분히 이상했을 적합성 검사 과정을 물흐르듯이 마치게 된다.



common.jpeg-18.jpg 그루누이 징그러워

영화에는 냄새가 없다. 때문에 화면에서 이 냄새의 심상은 미키의 어머니였던 적발의 여성과의 한 장면으로 이어진다. 향긋한 마들렌의 향기 그리고 과거의 향수, 후각이 불러일으키는 과거에 대한 아련한 추억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 속으로를 떠올리게 한다. 아름다운 기억이지만 무언가 현재의 우리를 불편하는 기억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의아했던 점은 감독관이 너무나 아름다운 여성의 머리에서 홀리는 향기를 표현하면서 이를 향기가 아닌 '냄새'라고 칭한다는 점이었다. 왜 향기가 아닐까? 어머니와의 기억으로 이어지는 실마리이기도 한데 왜 향기가 아니라 냄새일까?

냄새라고하는거 이상할 만큼 미녀인거 인증하고 싶어서 IMDB에서 cast 찾았는데 배역 이름 Red Hair 이러고 있내...




미키는 영화 내내 자신이 벌을 받고 있다고 말을 한다.

4학년 때 개구리 해부를 해서, 엄마와의 마지막을 자초해서 자신이 벌을 받는다고.


미키는 왜 익스팬더블 서류를 제대로 읽지 않았을까?

왜 보육원 동기가 하자고 하는 위험한 사채에 자기 이름을 올렸을까? 왜 쓰레기 같은 사람을 유일한 친구라고 할까? 왜 승선 첫날부터 나샤같이 끝장나는 소울메이트를 꿰차고, german ideologie의 현신인 카이마저도 fuck face를 들이대는 매력을 가진 미키는 친구가 왜 스티븐연 밖에 없을까? (4. 스티븐연은 봉준호의 new유해진같다.) (5. 아무리 찌질하고 구깃하게 만들어도 세드릭 디고리라서 이해가 되긴함) (6. 영화적 미술장치라고쳐도 뭔가 자꾸 죽는 남자 위태롭고 지구에서보다 매력있을 수 있긴 함)

1ec76ab4-b226-4155-bdd8-91dca069018c.jpg 7. 아무리 구질하게 해놔도 세드릭 디고리 출신이라 너무 hot함 ㅠ




미키가 적합성 검사 내내 홀려있었던 냄새의 정체는 죄책감의 냄새이다.


미키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으로

평생 본인을 벌 주고, 돌보지 않고, 자신을 위해 싸워주지 않고 고립시켰다.

그리고 급기야는 본인을 실험 쥐로 만드는 극한의 위해 행위에 동의한다.




물론 미키는 비인간적 노동환경과 시스템에 착취당했다.

구조적 문제를 미키 본인의 탓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미키가 익스팬더블 임무에 동의한 것이 맞나? 제대로 읽지도 않았는데 심각한 인권침해에 미키가 사인했다면 모두 미키의 책임인가? 미키는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당해 다른 행성으로 망명하려는 중이었다. 돈 때문에 눈 앞에서 사람이 톱질당하는 것을 본 후에 그의 귀에는 전기톱 소리가 울린다. 그는 자본주의 PTSD를 겪은 난민이다. 아무래도 봉준호 기생충에서 수직구조로 빈부와 권력의 관계 초급 class를 마쳤으니, 신자유주의를 한 번 꺼내 온 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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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키면서 자꾸만 시스템의 편을 든다.

죄책감과 상황에 대한 무력감에 굴복해, 위험한 상황으로 나를 또 나와 같은 사람들을 내몰고 급기야는 타자화한다. 무한 경쟁에서 도태되는 기분이 들 때, 내가 노력한 게 맞을까? 내가 노력한 적은 있을까?

내 기대가 너무 큰 걸까? 나는 적합한 사람이 아니었던 걸까?

이러한 경쟁이 상황이 나를 지치게하는데 내가 지칠 자격이 있을까 내가 뭘 했다고 뭘 이뤘다고.

자아가 분열된다. 연수 17이 되...



그런데 미키 18는 사실을 다 말해준다. 아니 말해버린다.

스티븐 연은 죽여버릴 놈이고, 너는 저녁 식사에 초대받아 모욕을 당했고, 어머니 죽음은 너의 탓이 아니라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냐고 반문한다. 그래서 미키 17은 미키 18이 불편하다. 미키 18이 자꾸 갈등을 만드니까. 완전히 또라이라고 한다.


하지만 미키 17도 미키 18도 모두 미키 반스이다. 미키도 항상 개기고 싶었다. 그럴 상황이나 성정이 드러나는 사람이 아니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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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할말이 없다. 탄수가 부족해


그냥 미키 1,234,567 들아 힘을 내라!

분열되지 말고 연대해라. 옆 사람이랑 하기 싫으면 니 자신이랑만이라도 해라.

그럴 수도 있다. 지칠 수도 있고 질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안 할 수 도 있고

그래도 니는 존엄한 거 알지? 근데 니만 존귀한 건 또 아닌 건 알..지..


아무튼 연수도 화이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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