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커피콩이 담긴 병을 열 때면 입구에 재빠르게 코를 갖다 댄다.
병 속에 맴돌던 향이 올라와 2초 남짓 코를 채운다.
기분 좋은 아침이다.
하루 중 언제 기뻤었나라는 질문에는 늘 이 시간이 기준이 된다.
딱히 흥분하지 않는 성격 덕분에 이 시간보다 기쁜 일은 하루 중에 많이 없다.
또 어떤 순간이 있을까?
밤의 순간 하나가 있다.
무엇인가를 배웠거나 스스로가 어제보다 나아감을 느꼈을 때, 이 순간은 아침 커피의 순간을 잠시 넘어간다.
밤의 기분을 상쾌하게 잠으로 이어준다.
그리고 어떤 순간이 있을까?
아이가 마냥 깔깔거릴 때,
감정 다루기가 서툰 아내가 편안하게 밤을 보내고 있을 때,
무엇인가 모두가 잘 지내고 있구나라는 안심이 기쁨이 된다.
운 좋게도 하루 세 번, 서로 다른 기쁨이 찾아오는 날이 있고는 한다.
하루에 세 번, 1년에 1,000번의 시간이다.
10년 동안은 10,000번이 된다.
즐거웠다고 할만한 기억이다.
하지만 기쁜 순간의 길이가 단 1분씩이었다면,
10년 간 10,000분, 단 7일만이 즐거웠던 시간이 된다.
씁쓸함이 기억의 끝에 남는다.
횟수와 시간의 무게가 사뭇 다르다.
내일 아침에도 커피를 내릴 것이다.
행복이 반복될 것이라는 믿음은 참 좋다.
그럼에도 하루의 인상이 반갑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것도 마무리되지 않는 엉망인 또 다른 하루.
고단함의 반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잠들기 전 삶의 의미를 반복해서 물을 것이다.
나는 행복한 것일까, 불행한 것일까.
하루동안 구워진 벽돌에는 어떤 색으로 남겨졌을까.
횟수와 시간의 색이 사뭇 다르다.
어렴풋한 기억의 색은 그 사이 어디쯤에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