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의 글쓰기는 다른 문학 작가들의 글쓰기와는 목적하는 것에서부터 다름을 가지고 있었다. 카프카 또한 그들과 같은 작가이긴 하지만 그의 글들은, 처음부터 출간을 목적으로 쓰여진 작품들이 아니라 ‘쓴다’라는 지적知的행위를 통한 자기훈련과 자기성찰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으며, 그것은 카프카가 일기를 쓸 때나 편지를 쓸 때도 마찬가지였다.
조금 일반화하여 말하자면 문학 작가들의 글쓰기는 ‘작품활동’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고, 카프카의 글쓰기는 구도를 향해 가는 길걷기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카프카는 ‘자신이 죽고 나면 그의 뒤에 남겨진 글들(미출간 원고들)을 모두 태워 달라’는 유언을 친구인 막스 브로트에게 남겼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유언을 통해서도 카프카가 글을 쓴 것은 출판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다른 무엇인가를 위한 것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막스 브로트는, 자신이 카프카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문학적인 동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카프카의 유언(부탁)을 지키는 대신에 남겨져 있던 원고들과 일기들, 편지들을 정리하고 편집하여 ‘작품’의 형태로 출간함으로서 인간의 실존을 구도한 위대한 작가 프란츠 카프카를 세상에 탄생시켰다.
사전적 의미에서의 작가作家란 ‘문학 작품, 사진, 그림, 음악, 조각과 같은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즉 작가란 ‘인간에 의해 예술품이라고 받아들여지는 무언가를 창작하는 사람’인 것이다.
문학에 있어 예술품이란 문학 작품을 말하는 것이고 문학 작품은 곧 ‘작가가 쓴 글’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학에 있어 창작이란 ‘글을 쓰는 지적 행위를 통해 예술품을 만들어 내는 행위(작업)’를 말하는 것이 된다.
만약 문학에 있어 작가(문학 작가)란 것이 단지 ‘글을 쓰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카프카는 생전에도 작가였음에 분명하다. 하지만 문학 작가가 ‘출간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사람’을 사람을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카프카는, 그가 살아있던 당시에는 작가라는 명칭으로 부르기에 조심스러워지게 된다.
카프카가 문학 작가인 것은 사실이지만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카프카는 살아서는 성실한 생활인이자 ‘쓴다’는 행위를 통해 실존을 구도한 ‘문학적 구도자’였지만 죽은 후에야 ‘위대한 천재 작가’라고 불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끔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카프카는 저 호칭이, 자신의 이름 앞을 장식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카프카(3 July 1883 – 3 June 1924)는 사십 일년이 조금 안되는 그의 짧은 삶을 ‘문학적 구도자’로 살아갔다. 카프카는 그가 일상에서 처해있었던 ‘생활인 카프카’(또는 직장인 카프카)로서의 삶을 글쓰기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기에 매일 새벽이면 혼자 깨어나 그토록 글쓰기에 매달릴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카프카에게 글쓰기는,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성스러운 문학적 의식이었을 것이다.
카프카와 문학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가 남긴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게 된다.
“나는 문학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문학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문학 외에는 다른 무엇도 아니고 다른 무엇이 될 수도 없다.”
‘글을 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이지만 그렇게 쓰여진 글들이 모두 문학인 것은 아니다. 또한 작가가 쓴 글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문학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카프카가 쓴 글들은 이와는 다르게 인지되고 있다. ‘카프카의 글쓰기’는 점차 ‘카프카의 문학’ 그 자체가 되어갔다.
카프카는 집중을 해야만, ‘오직 그렇게 한 상태에서만’ 글을 쓸 수 있었다. 그가 말한 것처럼 ‘그런 집중 상태라야만 영혼과 육신이 완전하게 개방되어’ 진정으로 그가 쓰고자 하는 글을 쓸 수 있었다.
“나는 매일 직장에서 퇴근하고 돌아와 밤을 새워 글을 쓴다”라고 그가 말한 것처럼, 밤의 어둠속에 잠겨 있는 시간이,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시간이, 검은 어둠이 세상을 고요하게 덮고 있는 시간이 바로 ‘카프카의 시간’이었고 ‘카프카가 문학적 구도자가 되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6585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