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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하늘 방에서 밤을 맞는다

그녀의 하늘 방에서 밤을 맞는다


밤은 아기자기 어여쁜 여자의 침실이다

한아름 별을 박아 장식하고

갸름한 달 하나 가운데 심는다

짙은 코발트블루 물감 쏟아부어

방안 가득 하늘호수를 채운다


밤, 그녀는 

저녁노을처럼 금세 스러질 듯 가냘프다

하늘거리는 구름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하늘 호수에 뽀얀 실루엣으로 새겨진다


밤, 그녀는

저녁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밥 짓는 연기처럼 아늑하지만 

간혹은 타인처럼 차갑기도 하고

청순하면서도 유혹적이다


작은 배에 오른다

그녀의 하늘호수에 노를 젓는다

그녀의 하늘 방에서 쉬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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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하늘 호수가 뽀얀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달빛과 별빛은 그 호수를 짙은 코발트블루로 가득 채웠고, 난 쉼을 찾아 스며들 곳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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