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어느 겨울 스케치
뉴욕은 선과 빛이다.
선 하나가 지워진 자리엔
또 다른 선 하나가 불을 밝힌다.
지워진다는 건 그냥 잊힌다는 것이다.
끝물 같은 추위가 유난히 심술궂은 날
뉴욕의 거리는 부산스러움에서 풀려나고
숨어 있던 선이 나신의 각을 세운다.
손가락을 저어 하나.. 둘..
모서리를 헤아린다.
멈춰진 것 같은 시곗바늘이 몇 번 깜빡이더니
걸음은 카네기홀 앞에 서있다.
언제 밤이 된 건지..
갑자기 찾아온 겨울밤은
중년의 어느 바람 찬 날 같다.
고개를 든다.
네모나게 갇힌 불빛이 검은 허공에 박혀있다.
바람이 몹시 차다.
부르르 진동하던 선 몇 개가 둥글게 아치를 그린다.
노란 불빛의 체온이 코트 속으로 비집어 든다.
다행이다.
식은 몸뚱이나마 찾아 안기는 네가 있으니.
사진
Lincoln Square의 오후 풍경과
Carnegie Hall의 밤불빛 그리고 스카이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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