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네에 6년.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는 압박감에 몸이 근질거린다. 미지의 곳이 주는 설렘은 어쩔 수 없다.
적당하게 살았다고 생각한다.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고. 관계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며. 혼자서 방 안에 있다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가 살아있음을 알릴 수 있다. 그러나 따뜻한 햇살을 함께 받을 수 없다는 것에 쓸쓸함을 느낀다.
행복함에서 불행함을, 불행에서 행복을 찾는다. 백과 흑이 함께 공존해야만 살아간다고 느낀다.
사랑은 은은한 상흔을 남기고 떠나간다. 작은 흉터를 쓰다듬어 본다. 기억이 거품처럼 밀려오다 톡 하고 사라진다.
빙그레 웃음을 머금어 보는 것은 그때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것이 나임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