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을 잃지 않으며 업을 이어가는 방법

멈춘 콘텐츠, 시작된 성찰


요즘 많은 생각과 고민으로 콘텐츠 제작을 멈췄다. 다른 사람의 성공 방식을 따라하며 마치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불편했다. 비교하며 나도 모르게 내 목소리가 아닌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결국 쉽게 지쳤고 멈춰버렸다. 14년간 디자이너로 살아오며 수많은 브랜드이 정체성을 찾아주던 내가, 정작 나 자신의 정체성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클라이언트에게는 '진정성 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강조하면서, 나는 남의 스토리를 따라가고 있었다.

결국 내가 편하지 않은 방법으로는 오래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나답게, 꾸준히 그리고 오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보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실패가 성공이 되는 커리어 서사

최근 회사에서의 고민과 사이드 프로젝트, 나의 업에 대한 고민으로 정체된 느낌이 들었다. 그때 운 좋게 최장순님의 강연에 참석할 기회가 생겼다. 강연에서 들은 '실패가 스토리가 되는 나만의 커리어 서사'라는 말이 너무 와닿았다. 연봉이나 직함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태도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3번의 창업와 폐업의 경험은 당시에는 좌절이었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 실패들이 제게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실패를 통해 시장을 보는 눈을 키웠고, 팀을 성장시키는 리더십을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조직에 의존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나는 지금 어떤 커리어 서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방향을 고민하는 중이다.

IMG_0897.jpeg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닌 나다운 기준으로

이 고민은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내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일까? 디자인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트렌드를 쫓기 마련이다. 성공한 브랜드의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경쟁사의 움직임을 분석하며 브랜드의 새로운 시각 언어를 만들어간다. 하지만 정작 나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 때는 다른 사람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SNS에서 보는 화려한 성공 스토리들이 기준이 되어버린 것이다. 팔로워 수, 협업 소식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사로 잡혔다. 그러다 보니 나의 본래의 목소리를 잃어버렸다.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니라 내 기준으로 나를 정의해보는게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 고민 속에서 읽게 된 책이 서은아님의 '매일의 영감 수집'이었다. 책을 읽으며 나의 경험과 감정을 어떻게 기록하면 좋을지 영감을 얻었다.

나답게 기록하려면 결국 나만의 방식으로 해야한다. 사진, 글, 그림을 콜라주로 엮어 표현하는 것처럼 어릴 적부터 일기와 수집 노트를 통해 나만의 언어로 기록해왔던 방식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학창시절부터 열심히 기록했던 다이어리와 일기장을 살펴보니 그림, 낙서, 포장지 등을 붙여놓고 그 모든 것들을 콜라주 형태로 모아 기록해왔었다. 이것이 진정한 나만의 기록 방식이다. 내 관심 분야를 연결짓고 모아 하나의 생각으로 정리하는 것! 이것을 깨닫고 나의 생각을 온라인으로 옯겨 기록해보자고 결심해다. 남들처럼 깔끔한 템플릿이나 유행하는 스타일이 아닌 내가 가장 편하고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나다움을 지키며 일하는 법


1. 내 고유의 작업 리듬 찾기

그동안 일해오며 깨달은 것은 '나만의 창작 리듬'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브랜드는 빠르게 아이디어가 샘솟지만, 어떤 프로젝트는 충분한 침묵과 관찰이 필요했다. 남들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생산성을 높인다고 해서 나도 따라갈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밤늦게 혼자만의 시간에 더 깊은 통찰이 나오기도하고 어떤 날은 이른 아침에 생각을 정리하고 사색하기 좋았다. 중요한 건 언제 일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가장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찾는 것이다.


2. 나만의 강점을 브랜딩하기

다른 디자이너처럼 트렌디한 비주얼을 따라가려 하지 말고, 내가 가진 고유한 강점을 발견하고 키워나가기로 했다. 나는 시장을 분석하고 고객의 문제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스토리로 풀어내는 능력, 복잡한 브랜드 전략을 쉽게 설명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 그리고 팀원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동기부여를 하는 리더십이 강점이었다. 이런 것들은 하루 아침에 만든어진 게 아니라, 수많은 실패와 경험을 통해 축적된 것이다.


3. 실패를 자산으로 전환하기

창업 실패는 당시에는 치명적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가진 값진 자산이 되었다.

실패를 통해 배운 것들을 나열해보면

-현실적인 시장 분석법 : 먼 이상만 쫒았던 나에게 필요한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읽는 눈

-타인을 깊이 이해하는 리더십 : 사람을 이해하고 동기부여하는 진정성

-자금 관리의 중요성 : 지속가능한 비지니스 모델 설계와 노후를 준비하는 금전 감각

이런 경험들이 지금의 업무에서 클라이언트나 대표님들에게 현식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조언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조직의 안정성과 개인의 자유로운 사이

많은 사람들이 "조직을 떠나야 자유로워진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중요한 건 어디에 속해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가집으로 일하느냐라고 생각한다. 조직 안에서도 충분히 자기다운 일을 할 수 있다. 다만 내 가치관과 맞는 조직인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인지, 나의 강점을 발취할 수 있는지 등의 나의 가치와 기준에 맞는 않는다면 그때 독립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리에이전트로서의 준비

나는 단독자로 독립된 워터들을 프리에이전트라고 이름을 붙였다. 독립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나 역시 지금 그 준비 과정에 있다. 최소 6개월에서 1년치의 생활비 확보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남들이 인정하는 나만의 정문 영역이 탄탄하게 구축이 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나만의 퍼스널 브랜드가 어느정도 구축되어 있어 존재감을 들어내고 혼자서도 지속가능한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어 놓으면 좋다. 이 모든 분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독립은 로맨틱한 도전이 아니라 무모한 모험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그리고 나를 알릴 수 있는 방법으로 SNS를 통한 퍼스널 브랜딩을 하며 콘텐츠를 제작하며 올리면서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콘텐츠 제작을 시작할 때 성공한 크리에이터들의 포맷을 많이 참고하고 나만의 색을 드러내보려 애썼다. 하지만 따라만 하다보니 본질적인 것은 놓치고 나다운 색깔이 사라져버렸다. '좋아요'와 '조회수'에 매몰되어 진짜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를 잃어버렸다. 브랜딩을 할 대도 마찬가지다. 클라이언트가 다른 브랜드를 이야기하며 똑같이 해달라고 이야기 하면 이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 그 브랜드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적용해보시죠~!"


프리에이전트 클럽, 혼자가 아닌 함께

독립적으로 일한다고 해서 혼자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더 똑똑하게 연결되고 협력되어야 한다. 프리에이전트 클럽을 구상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며, 자립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새로운 시대의 자유로운 노동자들이 함께 연결되고 배우며 협력할 수 있는 공감. 각자의 전문성을 나누고,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며 때로는 협업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었다. 좀 더 안전하게 나다운 삶과 일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지속가능한 나다운 삶 만들기

자기다운 일을 한다고 해서 항상 즐겁고 쉬운건 아니다. 때로는 힘들고 지칠 때도 있다. 하지만 내 가치관과 일치하는 일을 할 때는 회복이 빠르다. 사람들과 함께할 때 에너지를 얻는 타입이라 너무 오래 혼자 작업을 하면 지친다. 반면 너무 많은 미팅이 연속되면 또 소모된다. 이런 패턴을 파악해서 스케쥴을 조정하며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앞으로의 책 출간, 유튜브 채널 운영, AI 콘텐츠 제작 등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큰 그림 안에 연결되어 있다. 각각이 별개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나다운 삶을 사는 프리에이전트'라는 하나의 브랜드 스토리로 엮여 있다. 그래서 오늘 쓰는 한 편의 글도, 내일 할 작은 프로젝트도 모두 이 큰 서사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나만의 기준으로 일하고 나의 삶 찾기

결국 중요한 건 '내가 나답게 살고 있는지, 그 방식으로 꾸준히 살아갈 수 있는지'라는 것이다. 남들이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보다 비록 더디고 힘들더라도 나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 진짜 자유로운 삶이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나를 찾고 나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동료들과 함께 더 큰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조직에 있든 프리랜서이든, 창업가든 상관없다. 어떤 마음으로 어떤 기준으로 오늘을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니까. 나다운 삶을 향한 사람들과 나의 첫 걸음을 응원한다.


작가의 이전글회사 없이도 나다운 삶을 찾는 방법_퇴사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