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개개의 향기가 있듯이. 사람뿐 아니라 동물, 식물, 공간, 사물, 공기 속에서도 고유의 냄새를 가지고 있다. 계절의 냄새는 계절의 경계선을 넘어갈 때 그 고유의 냄새가 존재한다. 봄이 되면 꽃향기에 이끌러 꽃을 사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내리는 소나기에 풀냄새와 흙냄새를 맡을 수 있다. 가을에 바람이 불면 '아 가을이구나' 하고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바람의 냄새가 난다.
겨울에는 추상적인 냄새지만 이불이나 따뜻한 옷에서 포근한 냄새를 맡을 수 있으며, 시린 코끝에서는 깨끗한 공기를 맡을 수도 있다.
이처럼 계절과 날씨의 영향으로 냄새를 기억하는 건 정서적인 원인도 있다. 후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험과 기억' 때문인 것이다.
'경험과 기억'은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향기와 기억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오래도록 저장된다.
옛 애인이 사용했던 향수를 길가다 우연히 다른 사람이 그 향수를 사용했을 경우 나도 모르게 뒤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잠시 그 사람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또 생각한다. 나를 좋아했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난 어떤 향기로 기억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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