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력물 좀 갖다 줄래?” 직장 생활 중 한번 정도는 경험? 들어볼 법한 아주 평범한 말. 그 말 속에 담겨진 심부름. 군에서는 상급자의 정당한 듯 정당하지 않은 지시? 부탁? 요청 정도일 수도 있으나, 아무 생각 없이 “네 알겠습니다.”의 답변과 함께 몸을 일으킨다. 왠일인가. 종이가 씹혀있다. 분명 나의 문제는 아닌 이 못난, 수명을 다한 듯 아픔을 알리지 않았던 프린터의 문제일 터. 분위기가 괜히 정적의 방향으로 흐르는 듯 하다. 분명히 프린트하기를 선택한 것 뿐인데 잘못된 출력물 하나로 인해 분위기가 다운될 수 있다는 사실.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바로 결과물로 나온다면 어떨까? 정상적인 프린터는 클릭 한번으로 열 일을 하며 내가 원한 출력물을 제공해준다. A4 용지에 점 하나만 찍어도, 장문의 글을 써도, 많은 그림과 사진들까지도 내가 원하는 그대로 제공해준다. 단순하지 않은가? 내가 원하는 그대로 제공해준다는 사실이. 하지만 생각해보자. 점 하나 찍은 출력물은 실수일까? 여백의 미일까? 장문의 글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사색을 통해 발견된 소중한 자신의 작품일까? 많은 그림과 사진까지도 내가 원하는 작품이 출력 될 때까지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을 보상 받는 기분이 출력물 인 듯 하다.
우리 내 인생도 이렇지 않을까?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수많은 시행착오의 경험을 통해 완수 했을 때의 예상을 하며 흘린 피 땀이 원하는 결과로 만들어졌을 때의 짜릿한 쾌감. 목표로 했던 완성을 위해 도전한 작은 목표들에 대한 결과들이 우리를 한 단계 더 성장 시킨다는 사실은 불변일 것이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라는 말이 있듯이 명확환 원인에 대한 그에 따른 결과가 나온다는 말은 인생의 순탄한 단면만 보여주는 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나의 말로, 하나의 문장으로 삶에 나타나는 모든 현상들을 표현하기 어렵겠지만 분명 반대의 상황이 주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한 번 쯤은 고민해 봐도 좋을 듯 하다. 왜?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으니까.
당연한 삶은 없다. 모두가 다 동일한 삶을 살 수도 없듯이 자신이 선택한 결과들이 곧 자신을 만들어간다는 사실. 누구에게나 좋다고 하는 것이 나에게는 불편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불편한 것이 나에게는 좋은 것일 수 있다. 그게 어떤 것이든 자신에게 들어온 이상, 그에 대한 결과물을 완성하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의 가치관과 의지, 목표한 방향이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면 나는? 짧은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의 출력물들은 온전한가? 음.. 가끔 오류가 난 것 같기도 하다. 분명 배우고 공부했는데 시험지만 보면 머리 속은 왜 백지장이 되어 버리는지. 분명 업무에 대해 지시 받은 사항이 있는 것 같은데 어디로 사라져버렸는지. 분명 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것들이 정신차리고 보면 하고 있는지. 반대로 하고자 다짐 했던 굳은 결의에 찬 목표들이 사라져버렸는지. 알 수 없던 내 인생. 돌이켜 보면 그 때 그랬어야 했는데 라고 반성하고 성찰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내 인생은 경험하지 못한 먼 미래.
그래서 인가. ‘과거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란 없다.’ 라는 말을 인생의 모토 중 하나로 선정한 지 오래다. 과거 속에서 경험한 오류의 출력들을 통해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출력들은 완벽하진 않겠지만 그 오류를 줄여보기 위해 다짐하며 휘발 되지 않게 글로 남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