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공방글쓰기
글을 쓰는 건 마음을 훈련하는 일이다.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고 삶의 파편을 천천히 수습하는 과정이다. 지난 한 달간 나는 그런 독수공방 훈련장에 있었다. 정해진 분량의 독서를 하고, 단 하나의 문장을 뽑아내 생각의 실타래를 풀어내며 서툰 문장이라도 마음을 다해 썼다. 이 훈련은 그저 글쓰기 실력 향상을 넘어,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방법을 가르쳐 줬다.
나는 ‘하와이대저택’ 작가의 『더 마인드』를 읽으며 시작했다. ‘전기를 이해하지 못해도, 그 혜택은 누린다’는 문장에서 멈춰 섰다. 내 삶도 그랬다. 성장하고 싶다는 욕망은 분명했지만,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는 몰랐다. 그저 열심히 살았고, 그 열심이 방향을 만들어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이 독수공방 글쓰기 훈련은 나의 ‘성장 회로’에 진짜 전기를 흐르게 했다. 무작정 써 내려가는 ②단계의 A4 한 장 쓰기는 마치 마음속 창고를 청소하는 느낌이었다. 불필요한 감정도, 오래된 기억도 먼지를 뒤집어쓰고 튀어나왔다. 그렇게 나를 괴롭히던 생각들이 문장이 되자 오히려 가벼워졌다.
글은 참 정직하다. 휘황찬란한 미사여구보다 일상의 진심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③단계에서 깨달음을 선별하고, ④단계 세 줄 수필로 응축할 때는 문장의 본질과 나의 감정을 직면하게 됐다. 어쩌면 나는 지금까지 너무 많은 단어에 기대어 왔는지도 모른다. 요란한 표현 없이 단 세 줄로 내 인생의 조각을 드러내는 연습은 깊은 호흡을 요구했다. 마지막 ⑤단계, 500자 수필을 완성하며 깨달았다. 글은 쓰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라는 것을.
독수공방 훈련의 가장 큰 선물은 '기록의 습관'이다. 매일 글을 쓰며 피드백을 받고, 다른 글벗들의 글을 읽으며 감상을 나누는 과정 속에서 나는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느림의 미학’을 배웠다. 정답이 없는 세계에서 잘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쓴 글’을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경험. 그것은 단순한 글쓰기 훈련을 넘어 나라는 사람을 다시 소개받는 시간이었다.
나는 이제 안다. 글을 쓰는 일은 곧 마음을 돌보는 일이라는 걸 말이다. ‘더 마인드’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시스템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작동하도록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 훈련을 통해 나는 그 시스템의 일부를 직접 구축했다. 나만의 성장 회로, 그리고 그 회로를 따라 흐르는 정직한 전기. 그게 바로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