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머릿속 끝나지 않는 광란의 콘서트
링딩동-링딩동, 링디기-딩디기-딩딩딩 링딩동-링딩동, 링디기-딩디기-딩딩딩
픽미 픽미 픽미업! 픽미 픽미 픽미업! 픽미 픽미 픽미 픽미 픽미 픽미 픽미업!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고놈이 고놈이거든~~~
"아아, 아아 악 ~~ 내 머릿속에 미치광이가 살고 있어!
나의 "머릿속에서는 끝나지 않는 파티가 열리고 있다. 마치 끝없이 열리는 음악 축제장 같다. 볼륨은 항상 최대로 고정되어 있고, 아무도 이 콘서트를 멈출 방법을 모른다. 장르도 다양하다. 처음에는 댄스 팝으로 시작했다가, 갑자기 트로피카나 광고음악이 치고 들어오고, 그다음에는 링딩동이 리믹스된 버전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모든 곡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뒤섞여 폭풍처럼 머릿속을 헤집는다.
책을 펴면 어떨까? 거기서도 음악이 함께한다. 아니 책을 읽을 때가 제일 심하다. 문장을 읽으려 하면 글자 사이사이에 노랫말이 비집고 들어온다. 영어 단어를 외우려 하면 단어의 스펠링과 발음이 마치 노래 가사처럼 박자를 타며 흘러나온다. 머릿속에서 단어와 멜로디가 서로 뒤엉켜 집중을 방해한다. 수학 문제를 풀려하면 숫자와 기호가 마치 멜로디를 따라 춤추는 것 같다. 의식적으로 무시하려 하면 할수록 음량은 더욱 커지고 새로운 곡이 추가된다. 끊임없는 악순환이다.
ㅡ 수능 D-100: 끝나지 않는 링딩동
고3인 민지는 주말인데도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수능한국사를 들여다보고 있다. "아, 수능이 100일 밖에 안 남았어~."라고 깨달은 뒤로 벌써 6시간째 책상 앞에 앉아 있지만 공부한 건 없다. 아니, 애초에 '공부'라는 게 가능하기나 한 걸까? 머릿속에서 노래가 쉬지 않고 울려 퍼지고 있는데 말이다. 링딩동, 아모르파티, 무조건 무조건이야... 장르도 안 가린다. 여명 808 광고음악까지 출격했다. 정말 짜증 나는 건 내가 듣고 싶어서 튼 노래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수능 망칠 것 같은데 어떡해?" 스스로에게 물으며 울컥해질 즈음,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번엔 진짜 안 된다"며 다짐했는데 결국 나는 링딩동 리듬에 맞춰 펜을 두드리고 있다. 미쳐버릴 노릇이다.
"왜 하필 시험 때 더 심해지냐고?" 나만 이런 건 아니다. 친구 현성이 얘기한 게 떠오른다. "나 시험 때 진짜 힘들어. 내가 대성마이맥 광고를 흥얼거리고 있던 걸 몰랐는데 선생님이 한참 날 쳐다보고 있더라니까." 현성이는 그게 벌써 3년째란다. 어느 날은 엄마한테 혼나면서도 머릿속에서 음악 콘서트가 열려 있었다고 했다. 가만히 있어도 머릿속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축제가 벌어진다.
민지가 현성이랑 다른 점이 있다면, 민지는 가끔씩 이 음악과 맞서 싸우려고 한다는 거다. 하지만 이게 무슨 소용인가? 음악을 끊으려 노력할수록 뇌는 더욱더 반항한다. 오히려 한동안 듣지 않았던 노래까지 소환된다. 그럴 때면 "야, 다른 것도 좀 틀어봐. 로또 번호라도 알려주든지."라고 체념한 듯 중얼거린다.
ㅡ 계속되는 불안, 상담, 다시 우울
현주는 공부할 때 음악을 안 들으면 집중 안되고 불안하다. 가요, 클래식, 락 뭐든 들으면서 공부해야 된다. 음악 들으면서 공부한다고 집중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문제 반, 음악 반 섞여서 뇌에 떠다닌다. 그러니 학습 능률이 오를 리가 없다. 공부 끝나고 나면 뭔 공부를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음악을 안 들으려 하지만 막상 안 들으면 공부가 전혀 안된다. 잠깐 집중하다가도 어느새 노랫말이 머릿속에서 튀어나오거나 금방 딴생각하기 일쑤다. 이런 상태가 중학생 때부터 고2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진행 중이다.
의사샘이 노래를 끊어보라고 하지만 노래를 끊으면 오히려 불안하고 더 집중이 안된다. 전에 노래를 끊은 지 한 달 됐을 때도 노래가 계속 떠오르고 최근에 듣지 않았던 노래도 다시 떠오른다. 하루의 90%가 잡생각이고 자기 전이나 자면서도 잡생각만 할 정도다.
3주 전부터 콘서타를 먹고 있는데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 길을 걸을 때도, 강의를 들을 대도, 심지어 밥을 먹을 때도 노래는 계속 재생된다. 제일 화나는 건 시험 볼 때 특히 심하다는 점이다. 어렸을 때부터 성실하고 꼼꼼하다는 소리를 들어서 ADHD는 아닌 것 같다.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갔을 때도 마치 콘서트의 메인 MC처럼 떠들기 시작했다. "선생님, 이거 귀벌레 현상 맞나요? 제 머릿속에선 음악이 멈추질 않아요! 공부하려고 책을 펴면 '링딩동'이 나오고 숫자를 보려고 하면 '트로피카나'가 등장해요. 심지어 광고 음악까지 합류해 매일이 콘서트예요! ADHD 검사는 아니라고 나왔는데 왜 이러는 걸까요?"
선생님은 나를 한참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음악이 계속 머릿속을 맴도는 현상을 흔히 '귀벌레(Earworm)'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지나치게 지속된다면 강박증의 일환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시험 스트레스 같은 환경적 요인이 있다면 더 악화될 수 있죠."
그 순간에도 내 머릿속에서는 링딩동이 작지만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었다. '딩딩동! 링딩동!' 이 리듬이 하필이면 지금까지도 재생되는 이유는 뭘까. 현주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선생님, 그런데 이게 강박증 때문인 건가요? 음악을 멈추려고 노력하면 오히려 더 불안해지고 아예 집중이 안 돼요. 광고 음악처럼 듣고 싶지도 않은 곡들까지 머릿속에 튀어나오는데 이런 것도 강박증 때문인가요?"
"귀벌레 현상 자체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흔한 일이에요. 하지만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정도로 반복된다면, 강박장애나 스트레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요. 시험 압박 같은 외부 요인도 이런 현상을 더 자극할 수 있죠."
현주는 그 말을 들으며 의문이 더 깊어졌다.
"혹시 ADHD 같은 건 아닐까요? 제 집중력 문제도 심각한데 딴생각이 너무 자주 떠올라요."
선생님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ADHD는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검사 결과에서도 그렇게 나왔잖아요. 대신, 현재 상황에서는 스트레스와 강박증이 주된 원인일 가능성이 커요. 특히 공부와 시험이라는 압박감이 이런 증상을 더 악화시키고 있는 거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상태로는 공부도 안되고 시험도 망칠 것 같아요."
선생님은 진지한 표정으로 조언을 이어갔다. "일단 천천히 음악에 대한 집착을 줄이는 연습을 해야 해요. 완전히 없애려 하지 말고 음악과 공존할 방법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루틴을 만들거나 필요하면 약물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현주는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한숨을 쉬었다. '천천히 음악에 대한 집착을 줄이는 연습'이라니 지금 당장 머릿속의 링딩동 콘서트를 멈출 수는 없는 걸까?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 축제의 끝을 위해 작은 시도라도 시작해야만 한다. 귀에다 에프킬라를 뿌릴 수도 없고 참 난감하다.
돌아오는 길에도 머릿속은 여전히 북적댔다. 콘서트의 MC가 바뀌었을 뿐이다. 이번엔 내 안의 소리들이 다시 외쳤다. "자, 링딩동에서 해피뉴이어로 넘어갑니다! 다들 박수 준비하세요!"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현주는 안다. 이 머릿속 파티가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그렇지만 어쩌면 이 끝나지 않는 리듬 속에서 나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링딩동과 함께 라면.” (농담이다. 제발 멈췄으면 좋겠다.)
ㅡ 집중력이 삶에 미치는 영향
현대인은 자신의 인생에 얼마나 집중하며 살고 있을까? 집중력은 단지 공부를 잘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꿈과 목표, 그리고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열쇠다. 그런데 그 집중력이 부족하다면 어떨까? 시험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머릿속에는 온통 어제 본 유튜브 영상이 떠오르고, 친구가 보낸 메시지가 계속 신경 쓰인다면? 결과는 명확하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정작 중요한 건 손도 못 댄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게 시험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거다. 집중력 부족은 공부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 한눈을 판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친구들과의 관계, 자신의 진로, 심지어 나의 꿈 까지도 집중력 부족으로 인해 엉망이 될 수 있다. 상상해 보자. 꿈에 그리던 대학에 가지 못하거나 목표로 했던 직업을 얻지 못했을 때의 좌절감. 그것은 단지 그 순간의 일이 아닌 평생의 후회로 남는 일이 된다.
자신의 집중력이 부족하다면 지금부터라도 그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그 흘러가는 시간 동안 자신의 선택과 행동이 미래를 만들어 간다. 집중하지 못한다면 결국 꿈과 목표는 점점 멀어질 것이다. 인생은 단지 하루하루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의 결과다.
나를 힘들게 하는 너
어릴 적 집중력이 낮고 산만한 나는 학교 정문을 통과할 때마다 중력이 10배는 더 늘어나는 것 같았다. 온몸이 지구 지층을 뚫고 내핵까지 도달할 것 같은 무기력한 모습은 피곤에 찌든 과로사 직전의 직장인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일단 등교하기만 하면 개구진 악동으로 변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조용히 있을 때는 또 한없이 조용해진다. 그러나 외형만 조용할 뿐이지 나의 머릿속은 광란의 파티가 열릴 때가 대부분이었다. 뇌 속은 온통 잡념이 차지했으며 선생님의 열정적인 수업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특히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노랫말이었다. 시간이 흘러서야 안 것은 귀벌레증후군이라는 현상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항상 사색하는 듯한 표정으로 보였지만 사실 나의 머릿속에는 잡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철학자"로 불렸지만 철학보다는 엉뚱하고 황당한 것에 더 관심이 많았다.
나의 머릿속은 끝없이 반복되는 노래와 수많은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라디오 채널을 한 번에 다 틀어 놓은 것처럼 정신이 없었다. 정리되지 않은 잡다한 생각들 속에서 나는 마치 "내 머릿속 청소기가 고장 났어!"라는 표정을 짓곤 했다. 나에게는 이 혼란을 정리할 방법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힌트도 없었다. 출구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미로를 헤매는 기분이었다.
당시 한국의 정신과 의료 상황에서는 주의력 결핍이나 과잉행동 같은 증상을 진단할 체계적인 도구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으로 치면 "조용한 ADHD"로 불릴 만한 특성을 보였다.
나의 머릿속에서 특히 그를 괴롭힌 것은 '귀벌레 증후군', 즉 멈추지 않고 맴도는 노래였다. 머릿속에서 반복되는 그 멜로디는 정말 끔찍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후렴구였지만, 나중에는 온갖 변주와 리믹스 버전까지 등장했다. 이 증상은 나의 삶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집중을 해야 할 때마다 그 끈질긴 선율이 나의 사고를 점령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몰랐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나의 일상은 마치 끝없는 리듬의 감옥이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귀벌레 증후군을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먼저 나는 뇌와 소리에 관한 책을 읽었다. "도대체 내 머릿속에서 곰들을 몰아낼 방법이 뭐야?" 나는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며 필사적으로 해답을 찾으려 했다. 또한, 명상과 마음 챙김, 그리고 운동과 음악 치료 기법을 시도했다. 물론, 처음에는 명상 중에도 "곰 세 마리~"가 떠오르는 바람에 실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결국 방법을 찾아갔다.
인류 역사상 과학기술이 최고로 발달한 지금, 우리는 우주를 탐험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수능금지곡(귀벌레증후군)에 대한 해결책 하나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니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이 책은 바로 그 한탄에서 시작되었다. 귀벌레 증후군이 가져오는 사소하지만 끈질긴 문제들, 그리고 집중력 부족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 책은 나의 이야기다. 집중력 부족 때문에 일어나는 나의 혼란과 삶의 여정, 그리고 해결책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은 기존의 집중력 책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선천적으로 집중력이 약한 이들을 위해 쓰였다. 나처럼 게으르고, 혼자이며, 스스로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해. 공부든, 일이든, 인생이든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귀벌레 증후군이 이렇게 재밌는 건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진창에서 빠져나오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굳어진 나쁜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일은 마치 늪에서 탈출하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힘들고 답답할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마라. 한 번 제대로 단련한 집중력이라는 내면 근육은 평생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자, 시작해 보자. 이제 머릿속 DJ를 해고할 시간이다. 이 지랄 맞은 귀벌레증후군으로부터 떠날 준비를 하자.
산만하고 게으른 학생들을 위한 절대적 지침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