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엔 민성이 같은 녀석이 꼭 있다. 공부량은 나랑 비슷한 것 같은데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짜증 나는 녀석이다. 이 녀석을 보고 있으면 공부는 타고나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어 현타 올 때가 많다. 그런 민성이가 시간이 날 때마다 꼭 하는 비밀이 있다. 바로 추리 소설 읽기다. “추리소설을 읽는 것이 내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공부 치트키야”라고 하는데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추리소설을 읽는 것과 공부가 대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우리의 일상은 단조롭기 그지없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시간에 같은 학교를 가고, 같은 선생님께 같은 방식으로 수업을 듣는다. 매일 보는 친구들도 똑같다. 익숙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다. 간혹 어떤 친구들은 일탈을 하여 다채로운 사람들과 다채로운 일을 벌이다가 다채롭게 얻어맞는 일도 생기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일상 자체가 반복되고 익숙한 일들로 가득 차 있다.
단조롭고 지루한 일상은 우리의 집중력을 바닥으로 끌어내린다. 휴대폰을 더 많이 만지게 하고, 시험에 대한 압박감을 더욱 가중시킨다. 그러다가 간혹 낯선 상황을 마주하거나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을 때, 또는 풀리지 않는 문제를 만났을 때 우리의 기분은 주체할 수 없는 흥분과 호기심이 생긴다. 이런 호기심은 단순한 감정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
호기심은 집중력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롤 게임’을 하거나 새로 사귄 여자친구를 만날 때, 좋아하는 아이돌의 새 뮤직비디오를 볼 때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때 우리의 집중력은 한계치를 넘어 최대 수치를 뚫어버린다.
새로운 물건이나 상황을 접했을 때도 본능적으로 눈을 떼지 못한다. 택배 받을 때의 그 설렘과 호기심은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을 기다리는 뽀시레기들의 기분을 능가한다. 비록 내가 직접 선택해서 산 물건이라도 꽁꽁 감싸진 택배 상자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일 만큼이나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킨다.
쉽게 풀리지 않는 비밀, 알 수 없는 수수께끼. 이것이 바로 ‘미스터리 박스’다. 마치 열어보지 않은 선물상자처럼 미스터리 박스는 우리에게 상상력을 자극하고 기대와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미스터리 박스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학습 능력을 키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쯤 되면 궁금해질 것이다. 우리 같은 집중력 고자들이 어떻게 하면 호기심을 키우고, 이를 통해 학습 능력을 높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 말하는 몇 가지 간단한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학교와 가정에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키우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롭고 낯선 환경을 경험할 때 우리는 무한한 호기심을 갖는다.
질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왜? 무엇을? 어떻게?” 같은 질문이 호기심의 시작이다. 어떠한 주제든지 깊이 파고드는 습관을 기르면 미스터리 박스를 열어보듯 새로운 질문과 도전을 경험하게 하고, 이를 통해 학습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간단한 방법이라고 했는데 이는 결코 간단한 방법들이 아니다. 부모의 교육철학과 학교의 수업 시스템을 바꿔야 할 만큼 어렵다. 그래서 나는 아주 적은 비용으로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주위사람들을 귀찮게 하지 않으면서 나 혼자서 이런 모든 것을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민성이가 시간이 날 때마다 읽는 추리소설이다. 추리소설은 우리가 접하기 가장 쉬운 호기심 자극의 원천이다. 추리소설은 풀리지 않는 비밀과 예상치 못한 반전들로 가득하다.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재미'다. 청소년들은 매력적인 이야기와 복잡한 플롯을 통해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이는 독서에 대한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계속 생각하게 된다. 범인이 누군지, 다음에 어떤 사건이 펼쳐질지 생각하고, 추리하고, 가설을 세워보고, 그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논리력과 추리력이 상승한다.
추리소설만이 갖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바로 주인공에 스스로 빙의 돼서 직접 사건을 추적해 간다. 단순히 이야기를 읽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전개를 따라가며 끊임없이 사건을 추적하고, 자신의 추론을 검토하고 수정하게 된다. 이런 요소들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뇌를 깨운다.
독서력을 높이기에도 추리소설은 효과적이다. 재미있는 소설은 이야기가 지연되고 사건의 전개가 길어져도 독자들이 끝까지 읽으려고 한다. 추리소설의 대부분이 시리즈로 나온다. 1권을 읽은 독자는 자연스럽게 다음 권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읽어 내기가 좋다. 이는 독서력을 높이고, 독서습관을 형성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왜 추리소설이 단순한 오락 이상인지 그 은밀한 매력을 한번 더 파헤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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