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을 찾아서

학교를 옮겼다.

이전에 내가 근무했던 대안학교를 표방해 작년 개교한 공립형 대안학교이다.


교직을 떠나야 하나 고민을 몇 년째하고 있었고,

작년에는 연구부장을 하면서 일에 몰두했었다.


10, 11월 학교로 '우선전보', '초빙' 공문이 온다.

그때 현재 근무하는 학교의 우선전보 공문을 보았다.

작년까지 근무하던 학교는 학폭도 거의 없고(아이들 생활지도가 많이 힘들지는 않다는 의미) 적고, 하던 업무와 학년을 올해도 할 수 있을 거란 장점은 있었지만 의미와 재미는(IFNJ특징) 없었다.



2017-2020년도를 프로젝트 중심의 미래형 교육을 표방하는, 시험과 고등학교 급의 무학년제 대안학교에서 근무를 하며 학생들의 성장과 배움의 진짜 모습을 보았었다.

그러다 복귀한 공교육에서 적응이 쉽지 않았다. 나쁜 교육을 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다시 고용휴직을 하고.. 학교 주변을 맴돌며 방황의 시기를 보냈다.

24년 복직을 했을 때는 '의미'에 대한 마음과 뇌를 내려놓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25년도는 연구부장을 하면서 '의미'를 고민하는 시간을 업무 시간으로 맞바꿨다.


정년까지 과연 공교육 교사를 할지 모르겠고, 하고 싶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그만두기 전에 일반고도 근무해 보고, 자율휴직 등을 이용해서 충전의 시간도 갖은 후 의원면직을 하고 싶었다. 방황의 마음으로 몇 년을 보내다 근무했던 대안학교와 유사한 교육과정인 이 학교로 운 좋게도 옮길 수 있었다.

(당시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옮기려는 학교는 고등학교인지라 자리가 있어야만 갈 수 있는데, 중학교는 생활교육이 힘들어 고등학교 교사들이 오려고 하지 않는다..)


공립형 대안학교의 위치는 사실 애매하다. 미래형 교육을 표방하며 개교하였지만 모두가 한 방향만 바라보며 가고 있을 때 다른 방향으로 트는 모험과 용기 있는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다.

아이가 학교에서 버티지 못했을 때 할 수 있는 선택이 된다. 그러다 보니 작년 근무했던 선생님들이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보호자들이 모르는 점 중 하나는 아이가 마음이 아플 때는(보통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 학교가 아니라 가정에서 사랑과 돌봄이 먼저라는 당연한 사실이다. 가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는 쉽지 않다.



현재 고1학에는 12명의 학생이 있는데 영어 수준차가 상당히 다르다. (일반학교도 그러하다..)

한 명은 캐나다/한국 혼혈학생이라 영어 원어민이고, 몇몇 학생들은 기초 단어도 잘 읽지 못한다. 교과서도 없는지라 수업자료 개발부터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기에 아무리 12명이라도 아이들의 수준차도 상당한 환경에서 수업을 준비하기는 만만치 않다.


노력과 힘듦이 일반학교에서의 수업준비보다 두 배 아니, 네 배 다섯 배가 들지만 재미, 그리고 의미가 있다. 다시 한번 인간, 배움, 성장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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