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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의종군 Oct 20. 2021

지금의 부동산은 거품일까?

화폐 가치 하락의 관점으로 살펴보자

우리가 느끼지 못한 사이에 인플레이션은 일어났고, 화폐의 가치는 그만큼 하락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제일 먼저 상승한 것은 부동산입니다. 부동산이야말로 대표적으로 인플레이션의 혜택을 받는 자산중에 하나입니다. 화폐의 가치는 하락하지만, 부동산이라는 현물 본질적인 가치는 하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020년 이후, 역대적인 부동산 폭등장이 연출되었습니다. 혹자는 지금 정부에 대해서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혹자는 거품이어서 언제 터질지 모른다고도 합니다. 부동산에 대한 예측은 무의미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인플레이션이라는 관점에서 조금 살펴 보려고 합니다.


앞선 포스팅의 말미에서 2019년의 10억과 2021년의 10억의 가치는 같은지 의문을 던졌습니다. 과연 같을까요? 서울의 강남권 아파트의 상승을 시작으로 노도강이라고 불리는 강북지역의 아파트들까지 모두 상승했습니다. 머릿속으로 대충 평균 잡아봐도 5억짜리 아파트가 10억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서울에서 10억 아닌 30평 아파트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자, 재작년에 5억 하던 아파트를 지금 10억에 사려고 합니다. 너무 많이 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거품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10년 전에 그 아파트는 얼마였을까요? 서울의 한 아파트 가격을 살펴보았습니다. 10년전 30평에 4억이었습니다. 그리고 2년전인 2019년 7억, 지금은 10억입니다. 8년간 3억이 올랐을 때에는 비싸다는 것에 적응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2년간 3억이 올랐을 때에는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단기과열 후에는 가격 하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화폐 유동량이 늘었습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화폐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과열에 의해 올랐다기 보다는 화폐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춰서 보게 되었습니다.


즉, 2019년에는 금 1g인 화폐 1개로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금 0.5g인 화폐 2개로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물론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빠르게 화폐를 현물로 변경하려고 하는 수요가 생겨서 일부 오버슈팅이 발생한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2배 오른 부동산이 단지 과열이거나 거품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부분을 다른 곳에서도 살펴보았습니다. 부동산이 거품이라면, 부동산만 올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은 어떨까요? 코스피를 보면 대략 2000선에서 3000선으로 올라왔습니다. 지수는 시가총액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화폐의 가치와 상관없는 단순한 화폐의 양으로만 따지게 됩니다. 지수가 33% 올랐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화폐의 가치가 그만큼 하락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판교에는 개발자들의 연봉을 일괄 올려주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사실 언택트 산업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개발자의 활용도가 높아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회사의 매출 상승에 대해서 인건비로 빠르게 반영해주는 부분이 클 것입니다. 개발자 뿐 아니라, 대기업을 중심으로 연봉은 올라가고 있습니다. 아마 중소기업까지 전파되는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입니다. 우리가 연봉이 1000만원 올랐다고 좋아해야 할까요? 물론 자본이 균등하게 배포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좋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전반적인 화폐의 가치는 추가된 화폐량 때문에 많이 하락했습니다. 즉, 올해의 6000만원이 작년의 5000만원 정도의 가치 밖에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실 연봉이 크게 오른 사람이 부자가 되었다기 보다는, 오르지 않은 쪽이 벼락거지가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화폐 가치는 떨어졌는데, 연봉이 오르지 않았다면 오히려 전체 연봉에 대한 가치는 떨어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증시, (일부)연봉 등 이미 물가의 선행지표들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들이 실제로 식당아주머니의 월급이나, 짜장면 값으로 반영되는데는 전파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조금 주절주절 두서없는 감이 있긴 한데, 중요한 것은 부동산 혹은 증시에 거품이 끼었다기 보다는 떨어진 화폐의 가치를 빠르게 반영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헬스에서 근육을 키우는 것은 사실 근육을 붓게 하는 것입니다. 계속 붓다보면, 결국 자기 근육이 되는 것처럼, 부동산, 증시 등에 낀 거품도 홀로 낀 거품은 거품이지만, 다같이 낀 것은 그 자체로 자신의 가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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