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 합격축하여행
오래전 홈쇼핑을 통해 예약해 둔
강릉의 한 호텔을 방문했다.
아이의 개학 전 여행이기도 하고
계획에 없던 나의 합격축하 여행이기도 하다.
숙소예약땐 생각조차 없던
편입학이었기 때문에.
차 없는 여행에 익숙해진 우리 가족은
이제 홀가분히 배낭 하나씩을 메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을 하곤 한다.
합격발표일날 꿈속에서
차로 언덕을 오르다 오픈카와 부딪혔는데
26만 원의 보상을 하라 했다.
현실이라면 오픈카를 들이받고 26만원라니
아이고 감사합니다. 였겠지만
꿈속에서 나는 얼마나 서럽게 엉엉 울었던지.
엉엉 울다 잠에서 깼는데
그날부터 왼쪽 날개뼈 부근이
너무 뻐근하고 아프기 시작했다.
담인가. 오십견인가. 꿈속 교통사고후유증인가.
여행배낭까지 남편에게 부탁하고
팔조차도 위로 못 올려 아이고아이고..
나 여행배낭도 못 메게 아픈데
이렇게 늙고 아픈 내가 공부할 수 있나..
또 걱정요정이 생각을 지배하려는데
눈앞에 펼쳐진 새파란 바다를 보곤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바다야!! 나 25학번이다!!
그래. 한번 해보는 거지 뭐.
2년으로 안되면 3년 다니고
3년으로 안되면 5년 다니고
그렇게 조금씩 하면 되지 뭐.
몸 좀 아프면 아이고 아이고하며
하루하루 살아내면 되지 뭐.
순식간에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걸 느꼈다.
사방이 꽉 막힌 아파트촌에 사는
서울촌년인 나는
이래서 주기적인 바다 방문이
꼭 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