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사기꾼이 있다.
그녀? 그?의 기행과 발언은 막장 드라마 혹은 코메디 콩트 속 대사를 방불케 해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중이다.
그 분이 너무 무모한 짓을 저질렀기 때문에
전국민의 조소의 대상이 되는 것 뿐이지,
사실 대한민국은 사기공화국이다.
수천, 수만명의 전세금을 먹고 튄 전세사기범,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드는 보이스피싱범,
갖가지 경력/학력위조범
제정신으론 도저히 듣기 힘든 사이비 종교 등등...
사실 너무 많아서 일일이 쓰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기자생활을 할 때, 한 제약회사 임원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큰 제약회사는 아니었고 신생 제약회사였는데
임원이 되기엔 비교적 젊은 나이인 30대에 이사가 된 사람이었다.
자기가 의대를 나왔는데
의대 실습생 당시 의료과실로 사망한 한 어린이 환자를 보고
그날 밤 의사가 되기를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실 나는 이상하게 표정과 목소리를 들으면
그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지 진실을 이야기하는지 센서가 작동한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것처럼 두 눈에 물기를 촉촉히 머금은
그 사람의 눈을 보면서 딱 생각했다.
구라다.
집에 돌아와서 인터뷰이에게 의대 졸업장을 보내달라고 했다.
인터뷰이는 당당히 대학 졸업장을 보내줬는데, 그마저 위조였다.
마치 기생충에 나오는 것처럼 포토샵으로 짜깁기한 거였다.
원본과 비교했을 때 대학 총장의 인장이 달랐고,
테두리 문양이 달랐다.
인터뷰이가 너무도 태연하게 끝까지 빽빽 우겨대서
그가 졸업했다고 주장하는 해당 대학교 행정실에 전화해서 문의까지 했다.
지금 의대 졸업장을 메일로 첨부해 보낼테니
확인해달라고.
행정실 직원은 5분만에 전화해서 답했다.
"이런 사람은 저희 학교에서 졸업한 적이 없습니다.
입학한적도, 재학한 적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의대를 졸업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끝까지 호소하고 호소했다.
어떻게 이렇게 당당할 수 있지?
나는 다 알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아직도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 같은 태도였다.
세상에는 그런 부류의 인간들이 아주 많다.
그러니 어느정도는 다소 시니컬한 태도를 갖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
적어도 손해는 안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