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 맞이하는 2025년의 마지막 날
프리랜서 마케터로 벌써 2년이 지났다.
얼마 전에 1년 7개월 회고를 적은 것 같은데 벌써 2025년이 가버리다니. 시간은 너무나도 빠르다.
하반기에는 1년 7개월 차 회고에 적어두었던 것을 거의 못했다. 대신,
- AI 자동화와 노코드툴을 활용하여 원하는 사이트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그걸 배우는데 더 시간을 집중했다.
- 다시 내 기존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 블로그 글도 3주 만에 거의 40개를 업로드했다. 일방 100 이상으로 올렸다
- 워케이션을 3번 더 갔고 원고료를 받고 릴스 제작을 해보기도 했다.
- 지금은 2025.12.31 연말에 한국이 아닌 치앙마이에 와있다.
이번 회고에서는 올해를 보내며 2년 정도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경험한 일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치앙마이에서 3주 살기를 혼자 해보면서 느낀 경험들도 함께.
지인이 퇴사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첫 번째 회사에서 알게 된 친구였는데 8년을 그 회사에 다니다가 최근에 퇴사를 했다고 한다. 그 친구가 연말 회고를 같이 해보자고 스토리에 올려서 매일 아침 올라오는 질문에 하나씩 대답하며 12월 중순부터 회고를 해보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내가 아는 사람들도 있었고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회고 질문에 대한 답변들을 쭉 읽다가 느낀 것은 회사를 다니든 안 다니든 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너무나도 많았고, 그 와중에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자신을 더 인정해 주고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자고 결정한 사람들도 많았다. 나는 내가 프리랜서로 독립해서 이런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고 실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모습으로 사는 사람들이든 자신의 길을 찾을 사람은 결국 길을 찾고 한 발짝씩 나아가고 있다.
2025년을 마무리하면서 나는 사실 올 한 해 동안 내내 고민했던 것이 있다.
나는 어떤 것을 하며 살고 싶은가? 나는 어떤 것이 취향인가? 나는 사람과 있을 때 행복한가? 이걸 쭉 정리해 보았는데, 결국 회고 질문에 있었던 '지금 나의 연말 기분은 어떤가요?'라는 질문에 내가 올해 찾게 된 정답이 가장 크게 들어있는 것 같다.
나는 한국이 좋다. 그리고 한국에서 더 잘 살고 싶다. 다른 곳을 꿈꿔본 적도 있지만 결국 돌아올 곳이 있어서, 다른 곳에서의 시간이 '여행이라서' 좋은 거다.
여행은 함께할 사람이 있어야 더 재미있다.
그리고 여행은 돌아올 곳이 있기에 더 즐겁다.
내가 주변의 상황과 정책과 경제적 능력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나는 내가 원하는 걸 정확히 알아야 하고 그걸 구축해야 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번에 리트릿 데이라는 노마드랑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웰빙에 관심 있는 프리랜서분들, 이지가 일하는 방식이 충격이었다.
하고 싶다 하면 모집을 시작한다. 홍보한다. 모집한다. 실행한다.
그리고 여기서 지인이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협업하는 모습에도 상당한 충격을 느꼈다.
보통은 부족하니까 내가 행사까지 참여할 건덕지는 안되지 않나 생각하면서 안 하게 되는데 그 친구는 그걸 했고 여기서 나는 '남다른 속도'가 정말 큰 강점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해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 써먹어 보고, 행사에 참여해 본다. 결국 그게 또 다른 기회와 네트워킹을 열어준다.
그리고 첫 회사에서 만난 동료가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을 초대해서 회고를 시작하는 방식도 충격적이었다. "그냥 스토리에 올리고 따로 연락처 수집할 필요도 없이 인스타그램에서 그룹을 파서 올리고 회고를 바로 시작한다."
정말 나도 회고를 다 같이 하고팠는데 이 친구는 어떻게 이렇게 빨리 할 수 있지? 어떻게 이렇게 막힘없이 할 수 있을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이걸 빌어 뭔가를 시작해 보고 싶어서 폼을 만든다거나 이메일을 수집하는 등의 액션을 하면서 늘어지게 되는데 적어도 이 친구는 목표로 했던 회고를 초 스피드로 시작하지 않았는가?
콘텐츠 공장장즈를 하던 친구는 이제 노마드랑이랑 모임 상품을 판매한다. 10명 정도 모였다고 하는데 그럼 노마드랑 3명을 제외하면 7명이 모집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 모임을 광고비까지 써가며 적극 서포트 해주는 이지도 이지거니와, 이 모임을 위해 네이버 블로그로 타깃을 좁히고 노션으로 템플릿을 만들고 있는 친구도 대단한 것 같다.
여기서 느낀 것. 뭐든 처음이 중요하다. 그리고 내가 잘하는 것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게 중요하다.
올해 강의 참여 제안이 왔을 때 나는 이 제안을 빌어 올해 첫 '안 하는' 선택을 했던 것 같다. 나를 알기 위해서는 나를 생각할 시간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지나고 나서 사실해볼걸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었었다. 그걸 시작으로 또 다른 기회가 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그렇지만 이제는 하지 않은 모든 결정에는 항상 해볼 걸 하는 후회도 남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돈을 받지 않고 대신 미래의 수익을 쉐어하는 형태로 프로젝트를 해본 적이 있다. 2건이었고 한건은 잘 마무리되었지만 지인과 함께했던 다른 한 건은 좋게 끝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돈을 안 받고 하는 일이 돈을 받고 하는 다른 일들의 범위를 뛰어넘었다. 주기적인 대면 미팅, 오프라인 행사 참여, 포스터 디자인, 굿즈 디자인, 광고소재 디자인 및 운영 등등. 그래서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 지인이 요청했을 때는 계약서를 작성했었는데, 그곳에서도 분명히 논의하고 거절했었던 범위까지 요구했다.
지인이라서 더 잘해주고 싶었지만 상대방의 일정에 맞춰 개발은 계속 지연되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상품이 론칭되고서부터 본격적으로 세팅이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어느덧 내가 계획해 뒀던 치앙마이로 떠날 연말이 되었다. 그때까지도 서비스는 계속 론칭을 앞두고만 있었다. 내 일정을 모두 갈아엎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고민 끝에 그만두겠다는 말을 했을 때 악담이 돌아왔다. '책임감이 없다, 데드라인을 안 지킨다, 연말연초에 개인 정비를 하고 싶어 그만둔다고 말하는 것도 이해 안 간다 등'.
나는 아무것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거의 5번이 넘는 온라인, 대면 미팅을 꽤 길게 했었다 (보통은 돈 내고 하는 광고주의 킥오프도 1시간을 안 넘게 하는 편이다). 소재도 만들고 계정 가이드 드리고 슬랙 커뮤니케이션을 했지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빨리 초기 세팅만 해놓고 내재화할 수 있게 한 뒤 종료하려고 했던 프로젝트는 그냥 지인만 한 명 잃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절대 안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 추가로 이런 프로젝트는 매출 쉐어가 아닌 순 수익을 쉐어하는 경우, 완성된 서비스 제품의 최종 가격도 대략 나오고 기획안을 보고 논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표 마음대로 가격을 낮추거나 금액을 광고비에 재투자하여 순수익이 언제까지 0원 일지 모른다.
보통 가격은 나중에 정하게 되거나 변경되게 되는데, 이럴 경우 순수익 쉐어로 계약을 하지 않는 걸 추천한다.
고양이가 흔히 영역의 동물이라고 하듯, 나는 고양이도 아닌데 내 영역을 구축하고 싶다. 그게 성공하면 더 나답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앙마이에 와서도 그랬다. 내가 뭘 원하는지를 알려면 실제로 해봐야 했다. 그래서 연말연초에 치앙마이를 왔는데, 첫 3일은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심심했고 후회했다.
그리고 이후에 사람들을 만나고 나서는 조금 나아졌지만, 글쎄 내가 원하는 모습은 아닌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다들 여행으로 온 사람들이었고 와서 만난 노마드들도 그저 쓱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었다.
스레드에서 연결된 사람, 요가를 하다가 알게 된 사람도 있었고, 치앙마이 오픈톡에서 알게 된 사람도 있었지만 그 사람들이 한국으로 돌아가서 계속 이어질 인연일까 생각해 보면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해외로 나와서 사는 것보다 한국에 가서 더 잘 살 수 있도록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혼자서 이 길을 가야 하니 약간 지친 것 같기도 하다.
2025 12월 31일이 지날 때 많은 사람들에게 새해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에 인사를 보낸 사람도 있고, 한 2시간을 핸드폰 잡고 있었더니 힘들어서 더 보내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다. 올해의 테마가 쉬면서 나를 알아가자는 의미에서 '좋은 쉼'이었는데, 나는 올해 나를 많이 연구했나?
돌이켜보면 일단 제외는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해외로 나가서 살아보는 것도 많이 생각이 달라졌다. 아주 나갈 생각은 없어졌다. 그렇지만 한 번쯤은 해외로 나가서 워크비자로 일을 해보는 경험은 아직 해보고 싶다. 내 능력이 닿는다면 유학도 해보고 싶고.
그러나 좋은 사람을 만난다면 한국에서 같이 으쌰으쌰 하며 목표로 달려가는 연습을 할 것 같다.
뭐든지 미래는 예측이 안되니까 재미있는 법.
---여기까지가 치앙마이에서 썼던 글----
---아래는 2026년도 1월 7일 한국에 돌아온 지 이틀이 지난 뒤에 작성한 2026년의 목표이다. ---
2026년의 나는 조금 더 글을 많이 썼으면 좋겠다. 많이 기록하고 많이 콘텐츠를 발행할 것이다.
그중 하나가 브런치 북이다.
그동안은 브런치 북을 '연재' 하는 것은 주기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안 하고 싶었는데 (글은 강박적으로 쓰면 좋은 글이 안 나오기 때문) 그냥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동안 계속 꿈이었던 판타지 소설도 써보기로 했다. 작가들과 커넥션을 만들어서 글을 잘 쓰고 잘 퇴고하는 방법을 배우고 계속 써 내려갈 것이다. 그리고 올해 말에는 결국 어떻게든 연재를 시작해서 [글담]이라는 카페에 작품명을 기재하고 들어가고 싶다.
E-Book을 하나 작성해서 Latpeed에 업로드해보려고 한다.
시작은 이번 치앙마이 여행에 관한 글이다. 여행 갈 때 준비해야 할 것, 가보면 좋은 카페, 할인받는 방법들을 기재해서 2천 원에 판매해 보려고 한다.
그 외에도 유튜브에 계속 주기적으로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고 싶다.
이번 치앙마이에서 찍은 소스들이 잔뜩인데 어서 시간이 지나고 기억이 퇴화되기 전에 정리하고 업로드하고 싶다.
더 많이 창작하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나를 계속 들여다보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ps. 그밖에 다짐 : 조용히 있고 싶어서 공간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이 소음을 내도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는 내가 되자.
늘리기보다는 다 비우고 버리는 한 해를 보내자.
글을 많이 쓰는 만큼 나를 성장시키는 글도 많이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