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대다수는 평범한 직장인 아닌가요?

책 속이 아닌 현실에서 만난 일잘러들

by 평정

일 욕심이 있든 없든 직장인이라면 한 권쯤은 읽어 봤을 겁니다. 누구나 다 아는 성공한 사람 또는 업계 내 전설적인 인물이 쓴 책들. 전 사회초년생 시절 업무적으로 도움을 얻고 싶고, ‘직장인이 된 나’에 대해 확인하고 싶어 꽤 읽었습니다. 감히 닿을 수 없는 특별한 무용담보다도 그들의 유능함의 원천이라던가, 일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 등이 더 궁금했습니다. 업무적 지표가 되어 줄 좋은 책 선배를 만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현실에서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찐’ 업무 노하우를 기대했는데, 여러 권 읽다 보니 느낀 점은 위인전 아닌 위인전 느낌?!? 물론 자기 이야기를 책으로 낸다는 건 그만큼 대단하다는 건데 말이죠. 흥미롭고 존경스러운 삶을 읽는 재미와 별개로, 시대 상황과 출발선부터 다르니 받아들이기에 현실감은 다소 떨어졌습니다. 당장은 대입할 수 없는 머나먼 이야기들 같았죠.


경력이 쌓이면서 현업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일잘러’들이 쓴 실용적인 책들에 관심이 갔습니다. 리얼 꿀팁을 얻는 동시에, 이해와 공감을 나눌 수 있는 가상의 직장 동료를 찾아 헤맨 것 같아요. 책장을 넘기다 유사한 경험과 생각이 담긴 글귀를 보면 내적 친밀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러다 사실은 우리나라 일등 대학 출신이고 하는 등 저자의 ‘넘사벽’ 스펙과 환경, 인맥 등이 직간접적으로 드러날 때에는 괜스레 시들해지기도 하고요. 소시민 중의 소시민인 저는 소소한 재주를 뽐내며, 보통의 작은 회사들을 다닌 평범한 직장인이었거든요.


수치로만 본다면 세상의 다수는 나와 비슷할 텐데, 책이나 미디어에서는 같은 처지의 일잘러를 만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어마어마하지 않아도 존재감을 뽐내며 “일 잘한다” 평가받는 사람들이 평범한 저의 현실 속에도 있었습니다. 어느 회사든 꼭 한 명씩은 있다는, 죽어가는 프로젝트 멱살 잡고 끌어올리는 분. 그리고 “왜 저래?” 소리가 절로 나오는 분. 회사 밖에서는 무난한 그 두 분의 업무적 간극을 벌리는 차이는 무엇일까요?


제가 체감하기에는 “일머리”였습니다. 누구는 타고난다고 하고, 누구는 배우기 나름이라고 하는, 그러나 절대적으로 공부 머리와 비례하지만은 않는다고 입 모아 말하는 일.머.리. 평범한 누군가를 스승 삼아, 또 다른 보통의 누군가는 반면교사 삼아 깨달은 현실 일잘러들의 일머리 습관에 대해 썰 좀 풀어 볼까 합니다. 물론 그것이 꼭 정답은 아니겠지만요. 라떼 시절 꼰대라 손가락질받을까 속으로 삼킨 말들, 눈치가 보여 직언하지 못한 말들의 한풀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조금은 도움 되거나 공감됐으면 합니다. 대한민국 직장인끼리는 일맥상통하는 게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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