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지라르의 '희생양'을 읽으며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글을 씁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학교에 오셔서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기독교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라고 걱정을 하시며 열변을 토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가 세상이 악해져서 하나님을 찾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이 악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나?"
"그러면 기독교가 엄청나게 성장하던 때는 우리나라가 악하지 않았나? 로마시대 악은 지금보다 더 했는데도 교회는 폭발적 성장을 했는데"
지난 10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기독교의 급속한 성장에 대해 '하나님의 은혜'라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그것을 적용해 보면 "과거에는 은혜가 있었는데, 지금은 은혜가 사라졌다"라고 봐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것에 대해 어떤 분들은 이 시대의 죄가 가득해서 하나님의 은혜가 사라졌다고 말하는 분도 계십니다. 이게 맞는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흥을 위해서는 기도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라는 말씀을 하기도 합니다.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그것만이 해결책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저는 좀 더 간단한 해석을 선호합니다.
"교회의 부흥은 세상이 교회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입니다. 즉, 교회가 쇠퇴하는 것은 세상이 교회를 필요 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예수님도 '세상에 소금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고, 그 맛을 잃으면 버려져서 밟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쓸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쓸모라는 단어가 거슬린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교회가 자기를 넘어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세상에 비췄기 때문에 타락한 사람들이 교회로 왔다"
사회는 변합니다. 1950년대에 우리 사회가 교회에 기대했던 것과 지금 기대하는 것은 다릅니다. 과거에는 '의지할 대상'으로서의 교회를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교회가 정의의 잣대'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요구 속에서 교회는 오히려 '세습', '자신의 이권을 위한 정치 투쟁'으로 메시지를 던졌기 때문에 세상이 교회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교회가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부흥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종교적 패권 의식을 버리고, 세상의 결핍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그들이 필요로 하는 교회가 될 때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평양 대부흥의 시작점으로 평가하는 '길선주 장로'의 회개도 계급사회의 부조리가 만연하던 시기에 그 사회가 필요로 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나님의 뜻과 교회의 행위가 일치할 때 '성령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의 사람들은 점점 더 교회는 오지 않지만, 그렇다고 종교성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가진 질문을 대답해 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면 교회는 세상에는 관심이 없고, 교회를 지키는데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정작 걱정해야 하는 것은 '교인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세상에 아무런 메시지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것입니다. 저는 감히 예측하건대, 우리나라에서 기독교인은 더 줄어들 것 같습니다. 아니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은 세상이 더 악하기 때문이 아니라, 교회가 짠맛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회개해야 하는 것은 세상이 아니라, 교회입니다. 어차피 세상은 회개할 능력이 없습니다.
세상 보고 각성하라고 외칠 것이 아니라, 교회를 향해 외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빛과 소금의 기능을 회복하면, 당연히 세상은 빛을 보게 되고, 소금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바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에서 기독교 교육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세상을 읽고, 그들의 필요에 반응하며, 유익을 끼치는 빛과 소금 같은 사람으로. 세상을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손이 좀 더러워지더라도 하나님 앞에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나와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기독교 인구가 줄고, 학생이 줄어드는 것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서 세상에 아무런 유익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고민을 나눕니다.
샘들 고생 많으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