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를 보던 중 어둠 속에서도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었다. 부드러운 흰 셔츠를 입은 호리호리한-긴 머리를 묶어내린 사람이었다. 영상전시에 집중하던 그녀는 미끄러지듯 어둠 속 에스컬레이터로 향했다.
"휘히-음_휘휘--." 언뜻 알 수 없는 노래 같기도 한 멜로디를 소리내어 부르는 그녀. 지하 층으로 이어지는 외길 에스컬레이터-그녀는 저 앞에서 허공에 무언가를 만드는 듯, 아니 무용을 하는 듯 부드러운 손짓을 하고 있다.
지층이 드러나는 순간 나타나는 Voice의 세계. 내가 들을 수 있는 모든 입자를 꽉 채우고 있다. 공간 전체를 감싸안는 듯 벽을 따라 설치된 전등 그리고 천정을 가득 메운 투명한 풍선은 마치 어둔 바닷속 해파리. 언뜻 이 곳은 앞서 따라온 저 안무가를(Siren)을 통해 도착한 소리와 디지털의 심해이다.
그녀의 섬세하고 본능적인 움직임을 따라 공간 전체를 사용해 관객을 압도하는 작가의 세상을 유영한다.
영화와도 같은 전시의 오프닝.
Philippe Parreno의 [Voice, 보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