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아이패드를 스피커에 연결한다. 이제 음악을 크게 들을 수 있겠지. 요즘 많이들 사용하는 Spxtify를 설치. 아, 이 기기는 지원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라는데. 그럼 더 이상 이 작은 패드로는 요즘의 앱을 사용할 수 없는 걸까. 대부분의 앱에서 동일한 메시지가 확인된다. 그럼 이 친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상태는 좋은데 사용을 할 수 없다.
디지털 시대에서는 발전과 도태의 속도가 일치하는 것일까.
오래된 나의 필름 카메라. 아버지의 젊은 항해사 시절에 구입한 것이니 족히 사십여년이 넘은 기기이다. 필름마켓이 완전히 사라졌다면 사장될 수 밖에 없는 성질의 것이지만, 아직 활발히 활동하는 브랜드 ‘씨네스틸’도 있고-가격이 많이 오르기는 했어도 끝까지 삼십오 미리 필름을 생산해내는 코닥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때마다 찾는 세운상가의 한 코너. 몇십 년 넘게 이곳에서 필름카메라를 수리해온 윤이식 선생님의 리페어 숍이다. 고유의 것, 지워지지 않는 무언가. 영과 일의 신호가 아닌 필름면을 빛으로 태워 맺히는 상. 순간의 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