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by 조 용범

근 삼십여 년 만에 다시 찾은

설악의 이른 가을 속에서

젊었던 그날의 자신과

지금의 반 만했던 나를 회상하는 그였다

바닷바람에 닳도록 씻겨

이제는 희끗해진 머리칼과

조금은 작아진 어깨였으나

지난 세월 동안 작은 광장을 지키던

검은 곰을 다시 마주하자

금세 파릇해진 눈으로 잘 있었느냐며

동상의 발을 어루만지는 노 선장은

어느 젊은 날의 항해사 모습 그대로였다

시간은 그를 바꾸어 놓았지만

기억은 가슴속에 그대로이다

이렇게 종종 그는 영원한 청춘을 대양의

조류 속에서 찾은 듯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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