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서른두 살인 그에게 말을 걸기란
그리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성숙한 혈기와 고조된 자신감
남국의 햇빛을 반사하는 구릿빛 팔뚝
몇 만 톤의 무역선에 몸을 싣고선 어디로든 키를 잡았다
거대 운하를 지나 캐리비안으로
희망봉을 돌아 물의 도시로
가장 추운 곳부터 물이 멈추는 곳까지.
이제 비록 겉은 조금 바람에 쓸렸지만
너끈히 작동되는 자신의 카메라 초점을
맞추어보는 그의 팔은 여전하다
다섯 개가 넘는 수평선을 지나는 동안
기억은 조금 옅어졌을 지라도
저 뷰 파인더를 통해 바라본 간결한 시선은
오래된 필름에 그대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