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소리와 파도소리의 중턱

by 조 용범

아버지는 젊어서부터 산을 좋아했다

좋아했다-라는 것이

막연한 일반화 같긴 하지만

나 어릴 적 그와 산에 함께

자주 간 것 도 사실이다

물론 지금도 그는 산에 오른다

어쩌면 산 자체가 주는 여러 가지

정서들에 매료되었는지도 모르지

작은 새소리부터 머리 위로

호를 그리며 나는 수리

그리고 옹기종기 조용히 모여있는

야생 난까지.

이윽고 파도소리 닮은 그 무수한

나뭇잎의 노랫말을 듣는 순간

아주 조금은 이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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