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공간에서의 여러 가지 일들
가상공간에 처음 들어간 때는 네이버의 카페로 필자는 여기서 장기간 활동을 했으며, 오프라인 활동도 했었기에 좋은 기억이 있다. 다만, 네이버 카페 시스템은 매니저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가끔의 충돌도 있었다. 이전부터 언급한 친목의 문제도 이러한 충돌을 겪은 경험에서 나온 것이었다. 실제로 매니저를 비롯한 운영진은 네이버의 옛 채팅방이 없어지면서 카카오톡으로 이동했고, 멤버들 간의 채팅방들도 카카오톡으로 이동되었다. 이 과정에서 자기들끼리만 다른 이들과 구별하여 유희를 즐기는 친목 행위에 문제가 제기된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다행이라고 할까 얼마간의 충돌이나 작은 충돌은 몇 번 있었지만, 여러 규정과 확고한 매니저가 등장한 이후에는 별 문제는 없었다. 지금도 사건사고는 일어나는 편이지만 이전에 친목이 문제제기가 되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다만, 이 이야기를 꺼낸 점은 지금은 아니지만 처음에는 가상공간이라는 것이 유용하다는 긍정적 측면을 받은 게 이때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상공간을 통해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미국의 연구도 들은 바가 있었다.
다음으로 들어간 곳은 에펨코리아라는 곳이었다. 거기서는 정치적인 관심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몇 가지 부분에서 정치적 차이가 있어 나왔다. 여기서는 얼마 있지 않았기 때문에 기억나는 대목은 딱히 없다. 그 이후로 들어간 곳이 민주당과 관련된 커뮤니티였고 성향상 그와 맞았기 때문에 최근까지 활동했다. 정치적으로 관심이 있었고 공론장의 생각을 조금은 가지고 있었기에 긍정적인 측면만 바라보고 찾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의미가 없는 행위였다.
이미 이전부터 커뮤니티 가상공간에 대한 글을 몇 개 쓴 바가 있지만 여기서는 명확하게 적을 필요가 있겠다. 민주당과 관련된 커뮤니티 가운데 디시인사이드 쪽이었다. 지금도 후회하는 바이지만 커뮤니티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가지게 된 이유가 아이러니하게도 성향이 맞았던 이쪽에서의 활동이었다는 생각을 하면 묘한 느낌이 있다. 여기서는 이를 중심으로 회고담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먼저, 공론장에 관한 문제다. 민주당과 관련된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면서 최근까지 했다가 가상공간을 끊게 된 결정적 계기이기도 했다. 2022년 대선 이후부터 가상공간에서의 공론장에 관해서 친민주성향 커뮤니티에서 활발한 논의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필자도 강력하게 주장하였고 많은 지지 속에 몇 사람이 모여 적극적으로 추진한 바가 있었다. 물론, 신중하게 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었지만 열성적 지지에 취했던 느낌이 있다.
그러나 사람은 오지 않았다. 열성적으로 지지하던 사람들이 오지 않았던 것이다. 여러 가지로 강구를 했지만 실패하였고, 결국은 그 가운데 새 커뮤니티의 운영진 중 1명이 강제로 끌고 오자는 의견을 무리하게 냈다. 이 때문에 공론장 역할을 꿈꾸었던 새 커뮤니티의 운영진 간의 대화방까지 나오자 친목질 했다는 의견까지 등장하였다. 그 결과 새 커뮤니티는 금방 쇠퇴하였고 이와 관련된 사람들을 포함해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사과하였다. 또한 발단이 된 무리한 의견을 낸 사람도 처벌되면서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동시에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후유증도 있었다.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친목을 하지 않았는데 친목질을 했다는 누명으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떠나기 전에 필자는 피해자들과 함께 이를 마무리하고자 노력했지만 누명을 씌운 가해자가 사과하지 않으면서 마무리를 못했다. 물론, 가해자에게 빠른 이행을 촉구했지만 주변에서 이 정도면 되지 않느냐고 말렸기에 그 이상의 항의는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 일부는 그럭저럭 물러났지만 일부는 힘들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첨언하자면 최근에 듣기로는 피해자들 중 상당수가 주변의 노력 덕분에 스스로 그 커뮤니티와는 일절 연을 끊고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 점은 정말 다행이라고 하겠다. 반대로 그 가해자는 지금도 민주당 성향 커뮤니티 가운데 파생된 어느 곳에서 애니메이션인가 격투게임인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닉네임을 여전히 사용하면서 자신이 비판했던 친목행위를 그대로 하는 걸로 알고 있다.
다음으로 친목행위에 관한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커뮤니티는 주로 다른 민주성향 커뮤니티와는 달리 20대가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디시인사이드 자체가 에펨코리아와 묶여서 언론에서 이야기되는 바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 때문에 필자가 들어간 시기부터 규정이 있음에도 간간히 일어나는 친목행위가 용인되고 있었다. 하지만 대선 기간을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면서 이에 관한 강한 규제가 있었고 몇몇 운영진들은 강경한 자세였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러한 부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마 처음부터 친목이 용인된 것이 컸고 그다음으로는 친목을 하고자 했던 일부 사람들이 디시인사이드의 시스템을 이용해 전용 커뮤니티를 만들어버렸다. 기억하기로는 주로 애니메이션을 다루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전에 듣기로는 자신들은 친목행위를 하지 않는다지만, 실제로 친목을 하는 방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몇몇 유저들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즐기러 온 건데 그들만의 친목단체에 해당되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따로 팠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었다. 원래 있던 민주당 커뮤니티 안에서도 제재가 강화된 것이지 친목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무슨 모임을 하자고 건의했던 것이 제재도 없이 상당 시간 방치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추천을 받기도 했고, 지금도 운영진 일부를 찬양하는 게시물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것도 친목에 해당하는 닉네임을 거론하면서 말이다. 그 사람들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지만, 친목행위는 닉네임을 언급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점에서 과연 그것이 가상공간에서 타당한 일인지 의문이다. 이 외에도 이를 강하게 규제하던 일부 운영진들이 물러난 탓도 컸다.
마지막으로는 이전부터 공론장 역할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던 핵심적인 이유로 커뮤정치를 들 수 있다. 정치성향을 가진 커뮤니티들은 자연히 커뮤정치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원래 커뮤니티는 친목과 같은 구별 짓기를 통한 정치행위가 있지만 정치성향을 가진 커뮤니티들은 이것이 더 심할 수밖에 없다. 이미 그곳에는 처음부터 당내의 정치조직들이 관여해서 논란이 있었던 바가 있지만, 몇몇 시사를 주제로 한 유튜버들이 본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극단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들어왔다. 그리고 이들이 천천히 가상공간의 여론을 흐리기 시작했다.
처음 필자가 들어오기 전에는 어느 정도의 논의랄까 공론장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는 있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인연을 가지고 활동을 했다. 하지만 대선을 거치고 이후 윤석열 정부가 선을 넘나들며 강하게 나간 탓도 있으며, 논의를 했던 당사자들이 서서히 이탈하거나 탈락하면서 급진적인 분위기가 심화되었다. 주변인들이 물어보면 이야기하지만 필자가 마지막 온건한 성향이었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할 정도니... 여하튼, 지금 계엄령과 탄핵정국 분위기를 감안하면 현재 그 커뮤니티의 급진적인 분위기로 갔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다.
대표적으로 중국 지역의 어느 음식을 닉네임으로 가진 어느 사람은 영남권이 아직도 국민의 힘을 뽑는다고 삐딱한 시선으로 보기도 했고, 역사학을 전공한다는 어느 사람도 이해가 된다며 삐딱한 시선을 가진 글을 썼지만 추천 수가 심각하게 올라갈 때까지 제재를 하지 않았다. 또 기억하기로는 학생으로 아는데 그를 포함한 일부가 특정한 주장을 하는 학자들을 선비라며 도매금으로 묶어 적폐라는 듯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필자는 예전에는 이런 극단적인 이야기들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을 보며 비판적인 입장을 내기도 했지만 삐딱한 시선은 여전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있지만 해당 커뮤니티에 있으면서 변화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대표적으로 일부 공론장을 추구했던 사람들의 이탈이다. 처음에 이를 추구했던 사람들은 지금의 사람들과 달리 온건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가상공간이 쉽게 이야기되는 공간이다 보니 온건한 이들은 자연스럽게 탈락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안타까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이전에도 적었지만 몇몇 사람들이 후회하는 이야기도 듣는다. 일부는 친목 전용 커뮤니티를 파버리고 나간 것에 대해서 막지 못했다고 후회하기도 했고, 가상공간 정화를 위해서 커뮤니티를 파생시켜야 한다는 미국에 거주했던 어느 사람을 운영진에 앉힌 것을 후회하는 이들도 있었다. 놀랍게도 그 사람도 친목 행위를 조장했다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이와 관련한 후회를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이전에도 이야기했듯이 이런 후회가 지금 와서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커뮤니티에 있으면서 이런저런 회고담을 펼쳐보았다. 지금까지 커뮤니티에 관한 글을 썼던 이유이기도 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본 배경을 진지하게 썼다는 점에서 의미는 조금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러한 문제들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특정 커뮤니티만의 문제가 아니다. 원래 가상공간 혹은 커뮤니티가 가지는 문제점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단호한 조처가 필요하다. 하지만 필자가 있었던 그 커뮤니티는 그러한 조처도 없었다. 심지어 운영진 일부가 극단적인 언사에 동조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최근에 정치, 사회, 언론 부분에서 직접민주주의를 위주로 하는 새로운 시각이 부상하면서 대의제 위주의 기존의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일부는 이러한 시선을 긍정적으로 보지만 극단적인 시선을 가진 이들은 대의제를 해체 또는 붕괴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엘리트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이러한 분위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해체 또는 붕괴시킨다고 해결이 되는 문제일까?
다행히도 현재의 정치권 정도는 이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기존의 체제를 지키면서 가상공간의 긍정적인 요소만 수용하는 자세를 명확히 가지고 있다. 처음에 국민의 힘이 여기에서 어느 정도 앞섰지만 최근 들어 더욱 가상공간, 커뮤니티로 경도되기 시작하면서 뒤처졌다고 생각한다. 아니 이미 망하는 길로 가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그렇다고 민주당이 앞섰다고 해서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몇몇 사람들은 아직도 가상공간에 의지, 의존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누누이 이야기했지만 가상공간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론장을 만든다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 차라리 이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여론을 오프라인으로 수렴할 숙의 단계를 설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두 당 모두 당원존과 HOWS를 통해 이를 지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몇몇 여야를 막론한 정치인들이 커뮤니티 위주의 커뮤정치를 행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팬덤정치라고 하지만 팬덤정치의 핵심은 가상공간이자 커뮤니티다. 직접민주주의의 꿈이 행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위와 같이 친목의 문제, 극단적 시각이 쉽게 들어온다는 문제도 있다. 현재의 가상공간과 같은 커뮤니티가 대의제와 같은 기존의 체제를 대안도 없이 흔드는 게 타당한 일인가?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궁금증을 던져본다.
(추신) 커뮤니티, 가상공간에 대한 총정리랄까 글을 보니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이 깊었던 것 같다. 현재의 상황을 보면서 필자는 대의제 중심의 기존의 체제를 모더니즘이라고 보고, 직접민주주의를 위주로 한 새로운 시각이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체제를 우리는 한쪽만 따를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때 철학계와 과학계가 여기에 흔들렸지만 버텼던 이유는 한쪽만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